[OSEN=이인환 기자] 가장 빛나야 할 순간, 시간은 잔인하게 멈췄다. 이강인의 2025년이 부상이라는 불청객과 함께 조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고의 흐름 속에서 찾아온 악재였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인터컨티넨탈컵 2025 결승전에서 플라멩구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1로 승리하며 정상에 올랐다. 경기 직후 이강인도 동료들과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이번 우승으로 PSG는 2025년 한 해 동안 프랑스 리그1, UEFA 챔피언스리그, 쿠프 드 프랑스, 트로페 데 샹피옹, UEFA 슈퍼컵, 인터컨티넨탈컵까지 모두 제패하며 ‘시즌 6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완성했다. 그러나 화려한 성과 뒤, 이강인 개인에게는 지울 수 없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강인은 결승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31분 상대와의 경합 과정에서 허벅지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결국 교체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우승 세리머니에서도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이 포착되며 부상 우려를 키웠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PSG는 20일 발표한 벤디 폰테네이 푸트(프랑스 5부)와의 쿠프 드 프랑스 64강 원정 명단에서 이강인을 제외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명단이었기에, 그의 이탈은 사실상 확정 수순이었다.
구단은 공식 발표를 통해 “이강인은 플라멩구전에서 왼쪽 허벅지 부상을 입었으며, 앞으로 몇 주간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강인은 2025년 남은 일정에 모두 결장하게 됐고,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밟는 모습도 볼 수 없게 됐다.
부상 악재는 이강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영웅이 된 골키퍼 마트베이 사포노프는 왼손 골절로 3~4주 후 재검진을 앞두고 있고, 브래들리 바르콜라도 근육 피로 증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시즌 막판 PSG의 스쿼드는 연쇄적인 변수에 직면했다.
특히 이강인에게는 타이밍이 아쉬웠다. 그는 최근 상승세 속에 주전급 자원으로 도약하던 중이었다. 우스만 뎀벨레와 데지레 두에의 공백 속에서 기회를 잡았고, 프랑스 현지에서는 “PSG 우측 공격수 자리에 이강인을 주전으로 기용해야 한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러나 흐름이 무르익던 순간, 허벅지 부상이 모든 것을 멈춰 세웠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 역시 결승전에 이강인을 선발로 내세우며 신뢰를 보냈지만, 계획은 뜻하지 않게 틀어졌다. 이제 이강인에게 남은 과제는 하나다. 완벽한 회복, 그리고 다시 시작될 경쟁에 대비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