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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째 우승, 100만 달러, 94.8%' 안세영, '종목' 배드민턴의 모든 숫자를 삼켜버렸다

OSEN

2025.12.2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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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파리(프랑스), 최규한 기자]

[OSEN=파리(프랑스), 최규한 기자]


[OSEN=정승우 기자] 마지막 퍼즐까지 맞췄다. 안세영(23, 삼성생명)이 2025년 배드민턴의 모든 기준을 다시 썼다. 상대는 세계 2위 왕즈이, 무대는 중국 항저우, 결과는 또 한 번의 증명이었다.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를 세트 스코어 2-1(21-13/18-21/21-10)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1시간 36분에 걸친 처절한 결승전이었다.

이 승리로 안세영은 올 시즌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9년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동시에 시즌 승률 94.8%(73승 4패)를 기록하며 남녀 단식 통틀어 역대 최고 승률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결승전은 쉽지 않았다. 1세트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가져갔지만, 2세트에서는 왕즈이의 공세에 밀려 균형을 허용했다. 특히 두 선수는 중반 70회가 넘는 초장기 랠리를 주고받으며 체력과 집중력을 모두 소모했다. 안세영은 코트에 쓰러질 만큼 탈진한 모습이었고, 3세트 초반에는 왼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절뚝이기도 했다.

승부가 갈린 순간은 오히려 그 이후였다. 3세트 8-6 상황에서 안세영은 믿기 힘든 집중력으로 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순식간에 흐름을 장악했다. 다리는 무거웠지만, 수비는 더 단단해졌고 공격은 더 날카로워졌다. 왕즈이는 홈 관중의 응원 속에서도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왕즈이와의 상대 전적을 16승 4패로 벌렸고, 올 시즌 맞대결에서는 8전 전승을 기록했다. 더 이상 '라이벌'이라는 표현이 어색할 정도의 격차였다.

기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안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단일 시즌 누적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하며 배드민턴 역사상 남녀를 통틀어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15개 국제대회 출전, 11회 우승, 패배는 단 4경기. 그중 한 경기는 부상 우려로 인한 기권이었다.

왕즈이를 향한 응원으로 시끄러웠던 항저우의 코트는 이날 조용하게 변했다. 중국 관중의 함성도, 세계 2위의 도전도 안세영 앞에서는 오래 가지 못했다. 실수해도 무너지지 않았고, 흔들려도 결국 이겼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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