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두산 베어스 팬들은 셀프 방출에 이어 22억 원에 SSG 랜더스 이적을 택한 김재환을 어떻게 맞이할까.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가 맞붙는 내년 어버이날 잠실구장으로 벌써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시간을 지난달 초로 돌려보자. 두산과 4년 115억 원 FA 계약이 만료된 김재환은 스토브리그에서 예상을 깨고 두 번째 FA를 신청하지 않았다. 두산 관계자는 당시 “FA 신청 기간 김재환 선수 측과 구단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선수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 선수와 협상을 잘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다년 계약을 암시하는 뉘앙스를 품겼다.
두산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김재환을 무조건 잡는다는 기조 아래 잔류 협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마라톤 협상의 결말은 결렬이었다. 보류선수 명단 제출 마감시한인 11월 25일 밤까지 김재환 소속사인 리코스포츠에이전시 관계자와 장시간 의견을 교환했으나 최종 합의에 다다르지 못했다. 정확히는 김재환 측이 두산이 제안한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김재환의 셀프 방출 조항 때문이었다. 두산은 지난 2021년 12월 집토끼 김재환을 붙잡는 과정에서 선수 측과 계약 총액에서 이견을 보였다. 선수가 구단이 제시한 조건보다 높은 액수를 원했다. 프랜차이즈 홈런타자가 반드시 필요했던 두산은 김재환과 계약을 위해 총액을 115억 원으로 줄이는 대신 계약서에 부가 조항을 삽입했다. 4년 계약 만료 후 구단이 김재환을 우선 협상자로 분류, 계약이 결렬될 경우 보류권을 풀어준다는 내용이었다.
‘혹시나’ 했던 조항은 ‘역시나’가 됐다. 명예 회복을 위해 잠실을 떠나기로 결심한 김재환이 셀프 방출을 요청,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일각에서 김재환이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두산을 떠났을 거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두산은 3년 30억 원 규모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김재환은 지난 5일 2년 총액 22억 원에 SSG 랜더스 이적을 택했다.
SSG 구단은 “김재환 영입은 팀 OPS 보강과 장타력 강화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진행됐다. 리모델링을 위한 경쟁 기반의 팀 컬러를 유지하면서도 베테랑의 경험이 젊은 선수들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수 또한 새로운 환경에서의 도전 의지가 강해 구단은 가능성을 봤다”고 김재환을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KBO(한구야구위원회)가 지난 19일 발표한 2026시즌 정규시즌 경기 일정에 따르면 두산과 SSG는 내년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인천에서 첫 맞대결을 펼친다. 두산을 떠난 김재환이 친정을 처음 적으로 상대하는 시리즈다.
이보다 더 관심을 모으는 매치는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에서 펼쳐지는 두산-SSG전이다. 두 팀은 어버이날인 5월 8일부터 10일까지 잠실에서 주말 3연전이 편성됐다. 2008년 두산 지명을 받고 2016년 주전 도약과 함께 10년 가까이 잠실 거포로 군림한 김재환이 두산이 아닌 타 팀 유니폼을 입고 처음 잠실 타석을 밟는 날이다.
[OSEN=잠실, 이대선 기자] 2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두산은 잭로그, 롯데는 나균안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5회말 무사 1루에서 두산 김재환이 우전 안타를 치고 미소짓고 있다. 2025.04.26 /[email protected]
김재환의 예상치 못한 결정으로 선수를 향한 실망감이 제법 컸던 두산 팬들이다. 두산에서 정규시즌 MVP, 홈런왕을 거머쥐며 베어스 위상을 드높인 프랜차이즈 스타였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물론 명예회복을 위해 타자친화적인 구장을 택한 김재환의 앞날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버이날 잠실 1루 관중석에 앉는 두산팬들의 반응이 더욱 궁금해진다. 두산 잔류를 약속해놓고 KT 위즈로 이적한 허경민은 일부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은 바 있다.
한편 김재환은 이적 후 개인 SNS를 통해 “제 선택과 과정으로 마음 고생하셨을 두산 동료들과 팬분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감사와 사과의 마음을 전합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많이 죄송했습니다”라고 사과의 뜻을 남겼다.
[OSEN=잠실, 김성락 기자]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두산은 최원준, 원정팀 롯데는 데이비슨을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시작에 앞서 두산 김재환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25.04.25/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