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셔틀콕 여제' 안세영(23, 삼성생명)이 11번이나 우승한 2025년을 되돌아보며 마지막 '왕중왕전' 제패를 최고의 순간으로 뽑았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2일(이하 한국시간)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단식 금메달을 목에 건 채 배드민턴 대표팀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안세영은 전날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를 게임 스코어 2-1(21-13 18-21 21-10)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총 1시간 36분이 걸린 혈투였다. 안세영도 3세트 마지막 순간 매치 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왼쪽 허벅지에 경련이 오기도 했지만, 투혼을 발휘해 승리를 따냈다.
안세영은 올해 말레이시아 오픈을 시작으로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 호주 오픈에서 차례로 우승하며 10관왕에 올랐다. 그리고 2025년 마지막 대회인 월드투어 파이널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시즌 11승을 달성했다.
[사진]OSEN DB.
단일 시즌 11승은 2019년 일본의 전설적인 남자 단식 선수 모모타 겐토가 세운 최다승 기록과 동률이다. 특히 안세영은 지난해 자신을 대회 준결승에서 떨어뜨렸던 '디펜딩 챔피언' 왕즈이를 잡아내면서 설욕에 성공했다. 올 시즌 왕즈이 상대 8전 8승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도 이어갔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금의환향한 안세영은 "올 한 해 마지막 대회를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정말 감사한 한 해였다"라며 "상위 랭커들만 모인 대회여서 모든 경기가 쉽지 않았다. 결승에서도 많이 뛰어서 쥐가 올라와 힘들었다. 경기력이 엄청 만족스러운 대회는 아니었지만, 마지막 대회를 우승으로 마쳐 편안한 마음이다. 왼쪽 다리도 괜찮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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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이 아니다. 안세영은 월드투어 파이널 단식 우승으로 상금 24만 달러(약 3억 5500만 원)를 획득하며 이번 시즌 상금 수입 100만 달러(약 14억 8100만 원)를 넘겼다. 이 역시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의 업적이다.
단일 시즌 최고 승률 신기록도 새로 탄생했다. 안세영은 2025년 치른 77경기에서 73승 4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무려 94.80%에 달한다. 이 수치는 린단(2011년 92.75%), 리총웨이(2010년 92.75%)와 같은 중국의 전설들이 남긴 기록보다도 높다.
안세영은 "원래 전영 오픈에서 가장 좋은 경기를 치렀다고 생각했다. 그런에 이번에 월드투어 파이널을 마치고 난 뒤엔 한 해의 마지막이었던 이번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까지 정말 최선을 다한 만큼 최고의 순간이었다"라고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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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의미 있는 기록으로는 최다 승리와 최다 승률을 꼽았다. 안세영은 "당연히 최다승과 최다 승률 기록이 가장 만족스럽다. 내가 노력한 결과라서 더 기분이 좋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이 기록들을 계속 깨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이제 안세영은 사실상 자신과의 싸움을 펼친다. 그는 지난해 무릎과 발목 부상으로 2개월간 휴식하기도 했다. 2025년엔 컨디션 관리에 집중했던 안세영은 "한 해 동안 몸 관리에 많이 신경 쓰면서 부상 위험을 최대한 줄이려 했다. 식단 관리도 많이 했다. 연말이니까 편하게 음식도 먹고, 짧게 휴식을 가지려 한다. 그리고 또다시 내년을 준비하겠다"라고 전했다.
안세영은 내년 1월 말레이시아 오픈을 시작으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그는 "늘 그랬던 것처럼 항상 최선을 다하면 또 좋은 결과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계속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면 이보다 더 좋은 결과도 나올 수 있다. 내가 완벽한 경기를 할 때가 내 전성기다. 아직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