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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한마디에…한국형 구축함 사업 ‘경쟁 입찰’ 결정

중앙일보

2025.12.2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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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년 넘게 지연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을 ‘지명 경쟁’으로 결정했다. 이달 초 이재명 대통령이 수의계약에 회의적 입장을 밝힌 뒤 나온 결론이다.

방위사업청은 22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지명 경쟁 방식을 통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수행 업체를 결정하는 것으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명 경쟁은 복수의 업체를 지명해 경쟁 입찰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경합할 예정이다.

함정 건조 사업은 통상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은 관례대로 상세설계까지 자사가 수의계약으로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에 한화오션은 경쟁입찰 방식을 주장해 왔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 과정에서 기밀유출 건으로 방사청으로부터 보안감점을 부과받았다. 업계에서 한화오션이 입찰에서 다소 유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방사청은 “보안감점을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한 바 없다”고 밝혔다.

당초 ‘공동개발’ 방식도 점쳐졌으나, 정부가 결국 지명 경쟁을 택한 건 “군사 기밀을 빼돌려 처벌받은 곳에 수의계약을 주면 이상한 소리가 나온다”(지난 5일 충남 타운홀 미팅)는 이 대통령 발언 이후 기류가 달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측은 “선정 방식이 이제라도 결정돼 다행”이라며 “사업 수주를 통해 대한민국 해군력 증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방추위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그간 지켜져온 원칙과 규정이 흔들린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영교.이수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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