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패배한 상대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백하나-이소희 조가 중국 항저우를 다시 한번 자신들의 땅으로 만들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2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백하나-이소희가 시즌 마지막 순간 정점에 이르렀다. 둘은 HSBC BWF 월드 투어 파이널 2025에서 타이틀을 방어하며 한 해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라고 조명했다.
'세계랭킹 7위' 백하나-이소희 조는 전날인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일본) 조를 게임스코어 2-0(21-17 21-11)으로 격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승리로 백하나-이소희는 지난해 우승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둘은 올해 덴마크 오픈에서만 우승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2025년 마지막 대회이자 '왕중왕전'격 대회인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부진을 씻어냈다.
[사진]OSEN DB.
그 덕분에 한국 배드민턴은 여자 단식 안세영, 남자 복식 김원호-서승재까지 우승하면서 대회에 나선 모든 부문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BWF 역시 "특히 서승재는 개인적으로 12번이나 우승했다. 그는 또 다른 파트너인 진용과 타이틀을 1회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HSBC BWF 월드투어 파이널 2025에서 3개의 타이틀을 획득하며 기억에 남는 저녁을 보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BWF는 "백하나와 이소희는 다소 일관성 없는 한 해를 보냈지만, 후쿠시마-마쓰모토와 마라톤 랠리 첫 게임에서 승리했다. 심지어 한 랠리는 156샷까지 이어졌다. 첫 번째 게임에서 근소한 차이로 미끄러진 일본 선수들은 두 번째 게임에서 한동안 균형을 유지했지만, 중반 들어 한국 선수들의 지속적인 압박에 무너지면서 21-17 21-11로 패했다"라고 짚었다.
그만큼 뛰어난 집중력을 보여준 백하나-이소희 조다. 둘은 1게임 8-9로 1점 뒤진 상황에서 일본 선수들과 엄청난 랠리를 주고받았다. 무려 2분 40초간 셔틀콕이 156번이나 왔다갔다했다. 하지만 이소희가 연달아 강력한 스매시를 터트리며 귀중한 1점을 가져왔고, 그대로 기세를 몰아 승리까지 손에 넣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경기 후 백하나는 "우리는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3년 연속 결승에 진출했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 이 도시 항저우와 특별한 케미가 있는 것 같다. 여기는 우리에게 운이 좋은 도시일지도 모른다"라며 "어제 우리는 긴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잘 먹고, 잘 쉬면서 회복하려 했다. 힘든 경기를 견뎌내야 했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언니 이소희는 동생 백하나를 등에 업고 '어부바'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첫 번째 게임에서 우리는 긴 랠리를 많이 펼쳤다. 정말 가까스로 승리할 수 있었다. 한 마디로 하자면 올해는 힘든 우승의 한 해였다. 우리는 어려운 승리를 통해 성공을 거뒀다"라고 되돌아봤다.
백하나-이소희에게 막힌 후쿠시마는 "한국 선수들이 신체적으로 더 강했다. 그게 우리가 셔틀콕을 위치로 보내는 데 영향을 끼쳤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BWF는 "패배한 일본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의 뛰어난 체력이 차이를 만들었다고 인정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백하나와 이소희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했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백하나는 "내년 초부터 준비 잘해서 올해처럼 부진하지 않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다짐했고, 이소희 역시 "올해 부진이 길어서 힘들었는데 마지막 대회를 잘 마무리했다. 내년까지 기세를 이어가서 시즌 초반부터 잘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