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규모·전투력 키운 차세대 전함 앞세워 '황금함대' 추진"
WSJ "주력 구축함, 배수량 3만t으로"…中 해군력 대응 차원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미국 해군이 기존의 주력 군함들을 업그레이드한 차세대 함정들로 새로운 함대를 띄운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 존 펠란 해군 장관과 함께 이 같은 '황금 함대(Golden Fleet)'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새 함대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한 강력한 장거리 미사일을 갖춘 대형 군함(구축함) 여러 척과 이보다 많은 소형 호위함(소형 수상전투함)들로 구성된다.
현재 미 해군의 주력함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배수량 약 9천500t)이다. 그러나 이들 함정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에 따라 차세대 구축함은 규모를 3만t으로 키우고, 전자기 레일건과 지향성 에너지 레이저 같은 미래형 무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2030년 첫 선체를 인수하는 것을 목표로 공급업체 선정을 위한 경쟁입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 당국자는 전했다.
함대에 소속될 호위함들은 해안경비대가 발주한 레전드급을 기반으로 한다. 호위함 건조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HII)가 맡았다.
이 회사는 건조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 조선사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했으며, 해군도 미국 내 신규 조선소를 개설하고 기존 조선소를 현대화할 계획이라고 WSJ이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이번 함대 구상은 날로 커지는 중국의 해군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의 차세대 방공 시스템인 '골든 돔'처럼 황금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반영해 명명됐다고 한다.
다만, 이번에 발표될 새 함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노후화한 기존 함대를 대체하기 위해 웅장한 규모와 외관에만 치우친 나머지 비용 대비 성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마크 몽고메리 전 해군 소장은 WSJ에 새 호위함의 경우 수직발사 시스템이나 이지스 방어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전술적 활용도가 전무하다"고 말했다.
그는 황금 함대의 전함 건조에 한 척당 50억 달러가 든다면서 '전함은 멋있어 보이는 배'라는 대통령의 비주얼 중시 기조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