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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해외투자 이벤트' 철퇴에…서학개미 "그런다고 국장 넘어가냐"

중앙일보

2025.12.22 23:24 2025.12.23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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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증권사의 ‘해외주식 투자 마케팅’에 제재를 예고하면서 관련 서비스가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23일 텔레그램 채널 '키움증권 미국주식 톡톡'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 키움증권 미국주식 톡톡 캡처
키움증권은 23일 미국 주식 정보를 제공하는 텔레그램 채널 ‘키움증권 미국주식 톡톡’ 서비스를 26일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2018년 9월에 개설돼 약 7년 간 운영돼온 채널이다. 현재 증권사가 운영 중인 주식 텔레그램 채널 중 1위로, 이날 오후 3시 기준 구독자 수가 3만7031명에 달한다.

키움증권은 이 외에도 첫 해외주식 거래를 시작한 고객에게 현금을 주는 ‘투자 지원금’ 혜택도 진행을 멈췄다. 삼성증권도 비슷한 마케팅 서비스를 중단했다. 토스증권도 웹트레이딩시스템(WTS)으로 미국 주식을 거래하면 수수료를 돌려주는 이벤트를 조기 중단했다.

유진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에서 해외 주식을 옮겨 일정 금액 이상 거래하면 현금 보상을 지급하는 ‘해외주식 입고 이벤트’를 종료했다. 미래에셋증권도 각종 해외주식 이벤트를 내리고 “금융시장 여건과 투자자 보호를 고려해 해외투자 관련 프로모션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환율 잡기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금융 당국의 압박에 증권사들이 줄줄이 해외주식 마케팅을 접는 모양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이 현장 검사까지 나서는 상황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벤트를 안 한다고 투자를 안 하는 건 아닌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 발표 및 금감원 조직개편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해외 투자 실태 점검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증권업계에 해외 투자 고객 유치와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과도한 이벤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해외 투자 관련 신규 현금성 이벤트와 광고를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금감원은 전날에도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이 같은 우려를 전달했다.

‘서학 개미’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용 기간이 남아 있던 이벤트 쿠폰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불만 글이 계속 올라왔다. 해외 주식 투자자 이모(30)씨는 “원화값 하락(환율 상승)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고 있는 것 같다”며 “혜택을 줄인다고 해서 국장으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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