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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새 명물 '땡큐베리머치', 매일 먹어도 좋은 케이크의 비결은 [쿠킹]

중앙일보

2025.12.23 00:24 2025.12.23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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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디저트 품질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유제품’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쿠킹팀은 재료 선택이 맛과 신뢰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두 차례에 걸쳐 알아봅니다. 마지막 사례는 눈꽃빙수로 유명한 디저트 카페 '땡큐베리머치'입니다.

일상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케이크를 만들고 있는 디저트 카페 '땡큐베리머치'. 사진 땡큐베리머치

대전하면 떠오르는 빵집이 하나 더 늘었다. 케이크 카페 ‘땡큐베리머치’다. 대전 중구에 자리한 이 카페는 매일 먹어도 부담 없는 케이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화려한 장식이나 일회성 유행보다는, 기본 재료가 만드는 맛과 완성도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 브랜드를 이끄는 신선미 대표는 “맛있는 디저트 이전에, 믿고 먹을 수 있는 디저트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같은 방향성은 최근 디저트 시장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생일이나 기념일에만 소비되던 디저트가 일상적인 즐거움으로 확장되면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디저트 소비 시장은 이미 상당한 규모에 이르렀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케이크·베이커리·빙수·카페 디저트 등을 포함한 디저트 외식 시장 규모는 약 12조 원대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외식 시장 가운데 디저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SNS를 중심으로 한 소비문화 변화와 MZ세대의 취향 소비가 맞물리며, 레터링 케이크나 맞춤형 디자인 케이크처럼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디저트가 빠르게 퍼졌다.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이던 시장에서 개성 있는 개인 베이커리와 카페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빵지순례’ 코스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대전에서는 성심당과 함께 ‘땡큐베리머치’를 찾는 발길도 늘고 있다. 주말에는 카페를 이용하려는 고객들로 대기줄이 있을 정도다.

시장이 커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비슷한 콘셉트와 메뉴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땡큐베리머치가 내세운 차별화 포인트는 의외로 단순하다. 신 대표는 ‘우유’를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다. 케이크에서 우유는 단순히 수분을 보충하는 재료로 인식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식감과 구조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유 속 단백질은 밀가루의 글루텐 결합을 완만하게 만들어 조직을 부드럽게 하고, 버터와 수분이 고르게 섞이도록 도와 반죽을 안정화한다. 굽는 과정에서도 수분 증발을 막아 케이크 특유의 촉촉한 질감을 완성한다.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입 안에서 사르르 풀리는 식감은 우유가 만들어내는 결과다.

땡큐베리머치의 시그니처 메뉴 눈꽃빙수. 국산우유를 사용해 입자가 고르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사진 땡큐베리머치

이 때문에 땡큐베리머치는 수입산 멸균우유 대신 국산 우유를 고집한다. 국산 우유는 생산부터 유통까지 평균 3일 이내로 관리되는 짧은 푸드 마일리지, 철저한 냉장 콜드체인, 14일 이내의 짧은 유통기한을 특징으로 한다. 체세포수와 세균수 모두 1등급 기준을 충족한 고품질 원유만 사용된다. 실제로 사용해 보면 국산 우유는 깔끔한 단맛과 자연스러운 고소함이 살아 있어, 케이크나 라떼처럼 우유 비중이 높은 메뉴일수록 전체적인 맛의 균형이 안정적으로 잡힌다.

신 대표는 “처음 먹어도 편안하게 느껴지는 익숙한 맛이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이라며 “우유 비중이 높은 디저트일수록 과하지 않은 맛과 자연스러운 마무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국산 우유를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원재료 철학은 눈꽃 빙수나 카페 라테 같은 메뉴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 국산 우유로 만든 눈꽃 얼음은 입자가 고르고 부드러워 입안에서 가볍게 녹아내린다.

땡큐베리머치는 올해 국산우유사용점으로 선정되었다. 좋은 원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싶어서다. 사진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이 같은 원칙을 인정받아 땡큐베리머치는 올해 ‘국산우유사용점’으로 선정됐다. 국산우유사용점은 서류 및 현장 심사, 전문가 심의를 거쳐 엄격한 원재료 관리 기준을 충족한 매장에만 부여된다. 최근 원가 절감을 이유로 수입산 멸균우유를 사용하는 카페와 베이커리가 늘어나는 가운데, 오히려 좋은 원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 대표는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디저트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기본 재료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새로운 메뉴와 시도도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빠르게 커지는 디저트 시장 속에서, ‘땡큐베리머치’가 선택한 해답은 화려함이 아닌 기본이었다.

황정옥 기자 [email protected]



황정옥([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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