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경북 경산 하양초 6학년 학생들이 만든 단편영화 ‘술래잡기’의 대사다. 작품은 장애로 또래에게 따돌림을 받던 학생의 일상을 ‘술래’에 빗대어 담았다. 영화는 담임 이재영 교사의 지도로 제작됐다. 특수아동인 구도현 학생이 주연을 맡고, 학급 친구들이 배우와 제작진으로 함께했다. 이 교사는 “영화 제작이 끝난 뒤 도현이가 학교의 수퍼스타가 됐다”며 “특수아동도 뛰어난 점이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린 ‘대한민국 인성시민교육대상’ 시상식에서 교육부장관상(개인 부문)을 받았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인성교육 우수 사례 확산을 위해 교육부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인성시민교육대상은 올해 13회를 맞았다. 올해엔 개인 4명과 단체 4팀이 선정됐다. 이 교사는 10년 넘게 학생들과 함께 단편영화를 제작하면서 제자들에게 공동체 의식과 책임감을 심어준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영화 제작 과정 자체가 협력과 갈등 조정의 경험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중앙일보 사장상을 받은 서은주 전 한서대 교수는 차(茶)를 매개로 한 인성교육으로 주목받았다. 그의 수업은 차를 두 손으로 마시며 “나는 소중합니다. 오늘은 내가 나를 대접합니다”라는 약속을 되새긴다. 직접 작사한 동요를 함께 부르며 협동·소통·나눔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시간도 이어진다. 그는 “두 손으로 차를 마시는 건 곧 나 자신에게 공손히 대한다는 뜻”이라며 “예절은 남에게 잘하는 것보다 먼저 자신을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경력단절 교사를 위한 교육기부 네트워크를 구축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상을 받은 이준기 월곡초 교사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을 통해 학생 자치를 실천해왔다. 학생들은 학급을 하나의 작은 나라처럼 운영하며 규칙 제정과 갈등 조정을 직접 경험한다. 이 교사는 “자치를 통해 실패와 관용을 함께 배운다”고 말했다. 같은 상을 받은 박용현 유성생명과학고 교사는 ‘어른을 찾습니다’ 캠페인을 7년째 이어오고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어른의 모습을 글과 영상으로 표현하도록 돕는 활동이다.
단체 부문에서는 (사)대한민국교육봉사단이 교육부장관상, 국립청소년미래환경센터가 중앙일보 사장상, 시립성동청소년센터와 국립청소년바이오생명센터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상을 각각 받았다. 대한민국교육봉사단은 예술치유 기반 인성교육 프로그램 ‘마음톡톡’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