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승무원을 꿈꾸던 어린이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네 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7일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김하음(11·사진) 양이 뇌사 상태에서 폐와 간, 양측 신장을 기증해 4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 양은 지난 8월 갑작스러운 두통 증상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사 결과 뇌수막염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의 치료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고민 끝에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평소 남을 돕는 데 주저함이 없던 김 양을 떠올리며, 생명을 살리는 일이 아이가 세상에 남길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충남 천안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태어난 김 양은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는 다정다감한 성격이었다. 여행을 좋아해 비행기를 타고 여러 나라를 다니는 승무원을 꿈꿨다. 어머니는 “하음이가 남긴 따뜻한 마음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