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준비됐다, 예스!'…국가서 호전적 표현 지운 이탈리아
마지막 구절 '예스' 삭제…"순수성 살리기 위해 추가된 표현 없앤 것"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이탈리아가 호전·선동적으로 비칠 수 있는 국가(國歌) 가사의 마지막 구절 한마디를 공식 삭제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 파토 쿼티디아노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5월 이탈리아 국가의 가사를 작사 당시 버전으로 되돌리는 내용을 담은 개정 대통령령을 관보에 게재했다.
최근 국방부는 개정 대통령령에 따른 공식 지침을 관련 기관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국가인 '이탈리아인의 노래'(Il Canto degli Italiani)의 마지막 구절 가사는 '우리는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 이탈리아가 부른다! 예스(Si)!'였다.
하지만 대통령령 개정으로 작사 당시 가사를 공식 사용하기로 하면서 마지막 '예스'가 삭제됐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수정은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 순수성을 위한 것"이라며 "원래 가사에 추가된 부분을 제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의 형제들'이라는 제목으로도 불리는 이탈리아 국가는 1847년 시인 고프레도 마멜리가 쓴 가사에 미켈레 노바로가 곡을 붙인 것이다. '예스' 표현은 마멜리의 가사에는 없었지만 노바로의 악보에 추가됐다.
이 가사는 당시 여러 왕국으로 분열돼있던 이탈리아의 정체성을 부각한 것으로 외세에 대응하기 위한 국민들의 단결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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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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