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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24시간 끝장 필리버스터…최초·최장 기록 세웠다

중앙일보

2025.12.2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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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날 시작한 무제한 토론을 마무리한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장 대표는 필리버스터 24시간을 채우며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임현동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며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해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제1야당 대표가 필리버스터에 나선 것도, 24시간을 채운 것도 헌정사 초유의 일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40분에 필리버스터를 마쳤다. 전날 같은 시간에 시작해 24시간 만의 종료였다. 24시간 경과 후 무기명 투표로 강제 종결시킬 수 있는 국회법을 민주당이 활용한 끝에 나온 결과였다. 종전 최장 기록은 지난 9월 26일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조직법 개정 강행에 반대하며 기록한 17시간12분이었다. 장 대표가 토론을 끝내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장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종아리가 너무 아프다. 단단하게 굳었다”고 토로했다.

전날 아침 죽으로 간단히 배를 채운 장 대표는 당이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중간중간 발포 비타민을 물에 타 마셨고, 안약과 인후 스프레이도 활용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몸무게가 7㎏ 넘게 빠지고 전날 자정까지 업무를 봤다. 체력적으로 끝까지 밀어붙인 것”이라고 했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오전 5시 최장 기록을 넘어서며 박수가 나왔지만, 20시간이 된 오전 7시40분 장 대표가 서 있기도 힘든 상황을 맞이하자 박준태 대표비서실장은 “토론을 중단해야 합니다”라고 사인을 보냈다. 그럼에도 장 대표는 화장실을 가는 도중 “끝까지 하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20명씩 조를 짜서 밤새 지원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장 대표는 이날 “비상계엄 특별재판부 설치는 명백히 위헌이자 역사상 최악의 악법”이라며 “사법부를 장악하고, 인권을 짓밟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소리 없는 계엄”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밤새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던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대통령께 건의해 달라”고 했고, 이재명 대통령에겐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리버스터 뒤 대표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장 대표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이 “필리버스터 도중 국민의힘 유튜브 방송 구독자가 50만 명을 돌파했고 동시 접속자도 1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자 잠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장 대표는 의원 15명이 모인 여의도 설렁탕집을 찾아 격려한 뒤, 자택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눈이 충혈되고 목이 붓는 등 상당히 지친 상태였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리더십이 흔들리던 장 대표가 ‘끝장 필리버스터’로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친한계에선 “대표가 다른 일을 하는 데 시간을 좀 더 써주면 좋지 않을까”(박정하 의원)라는 반응이 나왔다.





김규태.박준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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