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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보호 아동·청소년 보금자리, 편하고 안전하게 바꿔

중앙일보

2025.12.23 12:31 2025.12.23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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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그룹홈 주거환경개선사업

4년간 6억원 투입해 73개소 개선
노후 난방·보일러·전기 설비 교체
“민관 협력해 주거 사각지대 없애”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GH·우리은행의 ‘아동그룹홈 주거환경개선사업’ 업무협약 사진.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우리은행,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가 함께 추진 중인 ‘아동그룹홈 주거환경개선사업’이 협약 체결 이후 본격적인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개선 작업이 진행되면서 현장에서는 실제로 눈에 띄는 변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선 노후화로 안전·위생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아동그룹홈의 주거 여건이 개선됐다. 이에 따라 보호아동의 생활환경 전반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사업은 지난 7월 세 기관이 업무협약을 맺으며 시작됐다. 가정 해체나 학대, 방임 등으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청소년이 생활하는 아동그룹홈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이어지며, 총 6억 원이 투입된다. 경기도 내 아동그룹홈 가운데 주거환경 개선 필요성이 큰 73개소가 지원 대상에 포함됐고, 개선 작업은 순차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아동그룹홈은 소규모 가정 형태로 운영되지만, 상당수가 노후 주택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한 구조적 안전 문제와 주거환경 저하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있었고, 특히 전기·화재 안전, 곰팡이와 환기 문제, 노후 난방 설비 등은 현장의 오랜 고민이었다.

2028년까지 경기도 내 노후된 아동그룹홈 시설 73개소가 순차적으로 개선 작업을 받게 된다. [사진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협약 이후 세 기관은 현장 실태 조사를 통해 주거환경이 특히 열악한 시설부터 개선에 착수했다. 낡은 벽체와 바닥을 보수하고, 실내 곰팡이를 제거해 환기 환경을 개선했다. 전기·화재 안전 점검과 설비 교체, 주방과 욕실 정비, 난방·보일러 개선도 함께 진행했다. 눈에 보이는 미관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일상 안전과 위생, 생활 편의에 초점을 맞춘 작업이었다.

그 결과, 화재나 감전 위험에 대한 상시적인 불안이 줄었고, 실내 공기의 질과 채광이 개선됐다. 이로써 시설 전반이 안정적인 주거환경으로 탈바꿈했다. 공간의 구조를 재정비하면서 아이들이 학습과 휴식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됐다. 아울러 종사자들의 관리 부담이 줄어들면서 돌봄의 질 역시 함께 개선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가 이를 뒷받침한다. 개선이 완료된 한 아동그룹홈 종사자는 “예전에는 노후 설비로 인해 늘 안전 문제를 신경 써야 했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훨씬 편안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주거환경이 바뀌니 아이들의 정서도 안정되고 일상의 리듬도 잡히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설 관계자는 “외부 활동에 의존하던 생활이 (주거환경 개선 이후에는) 실내에서도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주거환경 개선 작업을 거친 곳은 안전, 위생, 편의 측면에서 완전히 탈바꿈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민간 복지단체가 각자 역할을 분담하는 민관 협력형 주거복지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GH는 사업 전반과 주거환경 개선을 맡고, 우리은행은 재원을 지원한다. 또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는 대상 시설 선정과 현장 연계를 담당한다. 단발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계획 속에서 지속적인 개선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갖췄다는 것이 기존 주거개선 사업과의 차별점이다.

GH 관계자는 “아동그룹홈 주거환경 개선은 보호 아동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현장의 실제 필요를 반영한 개선을 통해 주거복지의 사각지대를 꾸준히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아동과 청소년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생활 기반을 만드는 일은 사회 전체의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민관 협력을 통해 의미 있는 변화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GH·우리은행·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세 기관은 향후 지속해서 추가 대상 시설을 선정해 주거환경 개선을 확대하는 한편, 개선 성과를 바탕으로 보호 아동 주거 지원과 연계한 후속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류장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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