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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적 투혼”vs“기록 깨기 쇼”…장동혁 '24시간 필버' 극과극

중앙일보

2025.12.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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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내란전담재판부법에 반대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24시간 동안 홀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헌정사 초유의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한 데 대한 여야의 반응은 24일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리더십을 회복하는 반전 계기”라고 평가했다. 5선 중진인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가 거의 초인적으로 하더라”며 “당 내외로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당을 결집시키고, 화합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했다.

장 대표 면전에서 수차례 변화를 강조해온 양향자 최고위원도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 나와 ‘장 대표의 존재감이 회복되는 신호탄이란 해석이 있다’는 질문에 “24시간 연설을 한다는 것은 정말 투혼이라고 생각하고 진심이라고 보고 있다”며 “장 대표가 정말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본인의 존재감뿐만 아니라 당내 결속과, 우리 당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양향자 최고위원이 11월 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려다 저지당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사태 등으로 당 내홍이 심화되는 국면에서 장 대표가 ‘보수 대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 대표와 한 전 대표의 갈등이 지금 당 내적으로 큰 문제”라며 “장 대표가 필리버스터를 통해 강인한 리더십을 보여준 만큼, 이것을 통합에너지로 만들고 확산시켜야 한다”고 했다.

반면 여권은 혹평 일색이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나와 “당내 궁지에 몰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살리기 위한 소위 기록 깨기 쇼”라고 평가했다.

특히 필리버스터 도중 나온 장 대표의 12·3 비상계엄 관련 발언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토론 중 가령 ‘비상계엄이 2시간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또 국회의 이런 의결권 행사 이런 것들이 그대로 되지 않았느냐’ 이런 이야기는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가 해왔던 얘기하고 뭐가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에 설치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거대 양당 독점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계엄이 내란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발언한 장 대표에 대해 “장 대표는 내란이라고 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까지 (극단으로) 갈 생각인지를 모르겠다”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장 대표는 스스로 ‘우리가 윤석열’과 한 흐름에 있음을 자백한 것”이라며 “헌재 결정 이후 윤석열 재판 속에서 계엄뿐만 아니라 내란의 불법성이 확인되고 있다. 정말 개탄스럽다”고 했다.

장 대표는 22일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처리를 강행하자, 이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해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제1야당 대표가 필리버스터에 나선 것도 헌정 사상 처음이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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