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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전 총장 '김건희 수사 무마 의혹' 참고인 소환 불응…"가족 간병"

중앙일보

2025.12.2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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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해 9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24일 ‘김건희 여사 수사 무마 의혹’ 관련 이원석 전 검찰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으나 불출석했다. 이 전 총장은 지난해 5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며 윤석열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이 전 총장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특검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전 총장은 ‘가족 간병’을 사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취지의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장이 불출석함에 따라, 오는 28일 수사 기한 종료를 앞두고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 등 수사 무마 의혹에 박차를 가하려던 특검의 계획엔 차질이 생겼다.

이 전 총장은 지난해 5월 2일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전담 수사팀 구성을 지시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던 인물이다. 전담 수사팀 구성으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 전 총장의 지시 후 12일 만에 김 여사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전격 물갈이되며 제동이 걸렸다.

특히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이 이 전 총장과 인사 협의를 하지 않았단 사실이 알려지며 ‘총장 패싱 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내란 특검팀의 조사 등을 통해 당시 김 여사가 박 전 장관에게 “검사장급 인사가 전광석화처럼 이뤄졌고 역대급이라 말들이 많다”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은 지난해 5월 30일 박 전 장관에게 “장관님 인사 실력이 워낙 뛰어나서 말끔하게 잘 된 것 같다”는 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했다. ‘총장 패싱 인사’ 논란 당시 이 전 총장은 “검찰 인사가 사전에 충분히 조율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약 7초간 침묵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새로운 지휘부 아래에서 꾸려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김 여사를 검찰청으로 소환하는 대신 아닌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방문 조사를 진행하며 특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전 총장은 이 사실을 조사가 시작된지 약 10시간 뒤에 보고받았는데, 이를 두고 새로운 지휘부가 이 전 총장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수사팀은 이후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특검팀은 무혐의 처분 과정에서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등의 외압이 있었는지 조사하기 위해 이창수 당시 중앙지검장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전 지검장은 지난 22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으나, 이에 불응하며 오는 26일 오전 10시로 재출석을 요구했다. 이 전 지검장은 중앙지검이 김 여사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내렸을 때 최종 책임자로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다.



조수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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