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자리 잡은 ‘두뇌 스포츠’ 브리지가 태극마크를 달고 구슬땀을 흘리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정식으로 소개됐다. 태극전사들의 보금자리인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종목을 알리는 클래스를 열고 국내 대표 마인드 스포츠로서의 입지를 확인했다.
한국브리지협회는 지난 23일 진천선수촌에서 브리지 클래스를 개최했다. 김혜영 회장의 주도 아래 브리지 국가대표인 강성석·노승진·김대홍·이수익과 한국브리지협회 임직원들이 입촌 선수들에게 브리지 종목을 소개했다. 이날 점심시간을 활용해 테니스와 가라테, 역도 등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을 초청해서 브리지 기본 교육을 진행했다.
브리지는 2대2로 팀을 나눠 52장의 플레잉 카드로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이는 전략 종목이다. 경매와 입찰 등의 경제적 요소가 들어있고, 3시간여 동안 선수들의 패를 살펴야 해서 고도의 마인드 스포츠로 불린다. 유렵에선 18세기를 전후해 귀족 사교 모임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19세기와 20세기를 거치면서 세계적 저변을 갖췄다.
브리지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 국내에서도 대중적 인지도가 올라갔다. 또, 항저우 대회에서 국가대표로 뛰었던 김혜영 회장이 올해부터 한국브리지협회 수장을 맡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브리지 클래스에는 40여명의 국가대표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직접 참여했다. 이들은 브리지 종목 기초 교육을 시작으로 기본적인 룰 숙지와 미니게임을 통해 적응도를 높였다. 또, 김택수 진천선수촌장과 김윤만 훈련본부장도 참가해 선수들과 눈높이를 맞췄다.
테니스 국가대표 상비군 주장인 한선용은 “감독님 소개로 오늘 클래스 신청서를 냈다. 처음에는 규칙이 복잡해 어려웠는데 동료들과 몇 차례 게임을 해보니 점점 흥미가 올라갔다. 집중력도 좋아지고, 승부욕도 느꼈다”고 했다.
김택수 진천선수촌장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보자는 김혜영 회장님의 권유로 이번 클래스를 마련했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흥미를 느낄까 걱정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모두가 열성적으로 임해 뿌듯했다”면서 “선수들이 다른 종목을 접하면 그 자체로 분위기 전환이 된다. 특히 브리지는 몸을 쓰는 육체 운동이 아닌 두뇌를 활용하는 마인드 스포츠다. 선수들이 그런 점에서 재미를 느낀 듯하다”고 말했다.
한국브리지협회는 앞으로도 진천선수촌을 비롯한 다양한 스포츠 현장에서 클래스를 열고 종목 홍보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혜영 회장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고된 훈련을 마친 뒤에도 브리지 종목을 배우기 위해 열정적으로 임했다. 처음이라 적응이 쉽지 않았을 텐데 재미를 느꼈다고 이야기해줘서 고마웠다”면서 “브리지는 경기 도중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무언의 스포츠다. 그러면서도 팀워크가 중요해 호흡을 기르기에는 좋은 종목이다. 앞으로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브리지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관련 물품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