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국민의힘과의 ‘통일교 특검법안’ 공동발의를 이끈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뿐 아니라 ‘한학자 통일교 총재 만남’ 의혹을 받는 이재명 대통령까지 성역(聖域) 없이 탈탈 털어보자”고 제안했다.
천 원내대표는 그간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특검을 거부해 온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2일 입장을 급선회한 배경에 대해선 “‘친명’(친이재명)과 ‘친청’(친정청래) 세력이 특검 손을 빌려 ‘친문’(친문재인)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22대 국회 들어 보수 야당이 함께 특검법을 발의한 것은 처음이다. 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과의 야권 연대에 대해 “앞으로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특검법이 발의된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났다.
Q : 민주당이 특검을 수용키로 했다.
A : “정치가 참 냉혹하다. 친명과 친청 세력이 특검의 손을 빌려 친문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의혹은 대부분 문재인 정권 때 아닌가.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의원도 친문 핵심이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특검 찬성 여론이 높고, 친청·친명까지 의혹이 번지지 않을 것이란 계산도 깔린 것 같다.”
Q : 핵심 규명 대상은.
A : “통일교는 ‘살아 있는 권력’에 줄을 대려 했다.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까지 어떤 로비가 있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히는 게 핵심이다.”
Q : 이 대통령의 연루 가능성을 의심하는 건가.
A : “이 대통령도 한학자 총재를 만났다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최근 이 대통령이 ‘위법한 종교 단체는 해산은 물론 재산 몰수하겠다’고 거론한 것도 수상하다. ‘너희들 함부로 입 열면 가만두지 않겠다’하는 경고 메시지 같았다.”
Q : 개혁신당은 의혹에서 자유롭나.
A :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정부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지만 오히려 탄압 받았다. 로비 필요성을 못 느꼈을 것이다. 이 대표도 뭘 받은 적이 없다더라.”
Q : 민주당이 지연 전략을 펼칠 거란 시선도 있다.
A : “권력을 쥐고 있는 민주당은 몸조심을 할 것이다. 당장 민주당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소리가 나온다. 이건 하지 말자는 소리다. 의혹의 당사자가 어떻게 특검을 선택하나. ‘제3자 특검 추천’ 방식으로 합의해야 한다.”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법원행정처가 특검 후보자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내용의 특검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Q : 협상 데드라인은 있나.
A : “민주당은 다음 주 중 자체 법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 법안을 바탕으로 1월 초에 여야 최종안을 마련하면 된다.”
Q : 민주당에선 ‘2차 종합특검’ 연계 주장도 나온다.
A : “권력을 잡은 여당이 특검을 하자는 것 자체가 모순이고 ‘죽은 권력’을 수사하는데 1차도 모자라 2차 특검을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Q : 합의가 무산된다면 다음 스텝은.
A : “‘시간 끌기 쇼’였다면 강경 투쟁이 불가피하다. 국민의힘과도 연대 투쟁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Q : 국민의힘과 손을 잡은 건 처음이다. 계기가 있나.
A : “여론이 특검을 원했고 우리가 제안해 국민의힘이 수용했다. 서로 양보한 결과다. 야권 연대가 복원된 것 같은 느낌이다.”
Q : 연합 전선이 넓어질 수 있나.
A : “개별 이슈나 정책 중심의 연대가 많아질 것이다. 옳은 일에 명분까지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천 원내대표는 내년 6월 선거 연대 가능성에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간 ‘스킨십 확대’ 가능성은 열어뒀다.
Q : 이준석·장동혁 대표는 연초에 만날까.
A : “언제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당장에 민주당이 특검법 발의를 지연할 경우 두 대표가 만나 힘을 합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