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타격왕은 포드를 타고, 홈런왕은 캐딜락을 탄다. 1940년대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서 홈런왕으로 활약한 랄프 가드너가 남긴 야구 명언이다.
FA 시장에서 아직 계약 소식이 없는 ‘통산 최다안타왕’ 손아섭(37)의 처지를 단적으로 대변한다.
손아섭은 KBO리그 통산 2169경기 타율 3할1푼9리 182홈런 1086타점 1400득점 232도루 OPS .842를 기록 중인 베테랑이다. 2618안타, KBO리그 역대 최다안타 1위에 올라있다. 전인미답의 3000안타 대기록을 바라보고 있다.
손아섭은 지난 7월말 트레이드 마감 직전에 NC 다이노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됐다. 우승을 노린 한화는 손아섭을 영입하기 위해 NC에 2026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3억원을 내줬다.
톱타자로 공격 첨병을 기대받은 손아섭은 한화 이적 후 35경기 타율 2할6푼5리(132타수 35안타) 1홈런 17타점 OPS .689에 그쳤다.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2할6푼3리(19타수 5안타),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3할3푼3리(21타수 7안타)를 기록했고, 한화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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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후 손아섭은 3번째 FA 자격을 취득했는데, 여전히 미계약 신세다. 한화는 주로 지명타자로 출장한 손아섭과 포지션이 겹치는 FA 강백호는 4년 최대 100억 원 계약으로 영입했다. 한화와 손아섭의 FA 협상은 크게 진척이 없다. 한화는 손아섭에게 큰 돈을 투자하기 꺼리고 있다.
손아섭은 올 시즌 전체 성적은 111경기 타율 2할8푼8리(372타수 107안타) 1홈런 50타점 39득점 OPS .723이다. 지난해는 타율 2할8푼5리 7홈런 50타점 45득점 OPS .710을 기록했다. 최근 2년간 2할8푼대 타율이다. 최대 장점인 컨택 능력도 떨어지는 추세다. 최근 2년 연속 장타율 .400을 넘기지 못했다.
타 구단에서도 손아섭 영입에 미온적이다. 손아섭은 C등급이라 타 구단이 영입하면 한화에 보상금으로 7억5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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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타자 손아섭과 달리 장타력을 지닌 베테랑 FA는 여전히 좋은 계약에 성공했다. 손아섭 보다 프로 입단이 1년 빠른 김현수(37)는 KT와 3년 총액 50억 원에 FA 계약을 했다. 김현수는 올해 LG에서 뛰며 140경기 타율 2할9푼8리 144안타 12홈런 90타점 OPS .806을 기록했다.
2022년 23홈런 이후 3년 만에 다시 두 자리 숫자 홈런을 쳤고, OPS도 3년 만에 .800이상을 넘겼다. 여전히 중심타자로 타점 생산 능력이 있기에 보장액 50억 원 대박을 터뜨렸다.
최형우(42)는 삼성과 2년 총액 26억 원에 FA 계약을 했다. 내년이면 43세가 되지만, 원소속팀 KIA는 보장 금액은 적어도 총액은 삼성 보다 더 많이 베팅할 정도로 최형우는 인기였다. 최형우는 올해 133경기 타율 3할7리 144안타 24홈런 86타점 OPS .928을 기록하며 나이를 잊은 맹활약을 했다.
'똑딱이' 타자로 타율이 떨어지면서 손아섭의 FA 계약은 오리무중이다.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