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매값만 1364억 폴, 텅텅 부은 얼굴로 "여러분 전 행복해요"

OSEN

2025.12.24 07:1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사진]OSEN DB.

[사진]OSEN DB.


[OSEN=이인환 기자] 세계적인 인플루언서이자 복서 제이크 폴이 수술대에 오른 뒤 근황을 전했다. 화려했던 도전의 대가는 참혹했다. 링 위에서의 무모한 선택은 결국 턱뼈 골절이라는 치명적인 상처로 돌아왔다.

폴은 24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수술 직후 모습을 공개하며 의료진과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호흡기를 착용한 채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린 폴은 “방금 수술을 마쳤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며 “응원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통증과 뻣뻣함이 심해 일주일 동안은 유동식만 먹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 속 폴의 왼쪽 얼굴은 심하게 부어 있었고, 경기 후 겪은 충격과 수술의 강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비극의 출발점은 나흘 전이었다. 폴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에서 헤비급 통합 챔피언 출신의 괴물 파이터앤서니 조슈아와 이벤트 매치를 치렀다. 두 선수에게 걸린 대전료는 무려 1억 4000만 파운드(약 2700억 원). 하지만 링 위에서의 간극은 돈의 액수만큼이나 컸다.

계체부터 승부는 예견됐다. 폴이 216.7파운드(98.29kg)를 기록한 반면, 조슈아는 243.4파운드(110.40kg)로 압도적인 체격을 자랑했다. 전문가들은 “1라운드를 버티는 것조차 기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는 예상대로 조슈아의 일방적인 화력 쇼였다. 1라운드 막판 묵직한 라이트 훅으로 폴을 휘청이게 만든 조슈아는 2라운드부터 탱크처럼 전진하며 폴을 코너로 몰아넣었다. 폴은 필사적으로 클린치에 매달렸지만, 조슈아는 노골적인 짜증을 드러내며 복부와 안면을 가리지 않고 타격을 퍼부었다.

5라운드에 접어들자 체력이 고갈된 폴의 가드 사이로 연타가 꽂혔고, 그는 두 차례 다운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결정타는 6라운드였다. 조슈아의 날카로운 카운터에 세 번째로 쓰러진 폴은 정신력으로 다시 일어났지만, 이어진 폭풍 같은 연타와 라이트 훅에 네 번째로 다운됐다.

심판은 더 이상의 위험을 막기 위해 경기를 중단시켰다. 조슈아는 경기 후 링 위에서 폴의 어머니에게 다가가 사과를 건넬 만큼, 결과는 잔혹했다.

경기 후 공개된 엑스레이 사진은 충격적이었다. 폴의 턱뼈는 두 군데나 골절돼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10일 안에 카넬로 알바레스와 붙자”는 허풍 섞인 발언으로 여전한 허세를 보였다.

하지만 현장의 시선은 냉정하다. 유명 프로모터 에디 한은 “턱뼈 골절 이후 링에서 사라진 복서들이 수두룩하다”며 “폴이 다시는 복싱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 복서 크리스 알지에리 역시 “양쪽 턱이 모두 부러진 것은 치아 손실을 동반하는 매우 심각한 부상이다. 이전과 같은 경기력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유튜버로 출발해 타이론 우들리, 앤더슨 실바를 꺾고 마이크 타이슨까지 링에 불러낸 폴은, 진짜 헤비급 챔피언을 상대로 한 무모한 도전 끝에 커리어 최대의 상처를 입었다. 그래도 그가 손에 쥐게 될 9200만 달러(약 1364억 원)의 대전료는, 이 모든 비극을 씁쓸한 웃음으로 덮기에 충분해 보인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