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실세, '이민자 추방' CBS 보도물 제작자들 해고 요구
밀러 부비서실장 "괴물들에 대한 동정심 유발하려 해"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미국 백악관 '실세'로 불리는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을 비판하는 시사 프로그램을 방송하려던 CBS 제작자들의 해고를 요구했다.
24일(현지시간) 폭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밀러 부비서실장은 전날 밤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 반란에 가담한 '60분'의 제작자 전원을 해고하라. (CBS는) 집안 청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그들은 사람 손에 구멍을 뚫고, 소녀들을 강간·살해한 (베네수엘라의) 트렌 데 아라과 갱단에 대한 신파조 이야기(sob stories)를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60분' 제작자들은 이런 괴물들에게 우리가 동정심을 느끼게 만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보도물은 트럼프 행정부가 엘살바도르의 악명 높은 '테러범 수용센터'(CECOT)로 추방한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의 학대 경험담을 다룰 예정이었다.
그러나 바리 와이스 CBS 신임 편집국장은 밀러 부비서실장 등의 반론 인터뷰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방송 몇 시간 전 보류를 지시했고, 제작진은 충분한 내부 검토를 거쳐 제작됐다면서 반발했다.
제작진은 와이스 국장이 '편집상의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CBS의 모회사인 파라마운트와 스카이댄스의 합병을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해준 것 등을 염두에 둔 '권력 눈치보기'라는 것이다.
한편, 취소된 보도물은 캐나다 방송을 통해 유출돼 온라인에 퍼졌는데, 해당 영상에선 CECOT로 추방된 베네수엘라 남성 252명 중 절반은 범죄 전력이 없으며, 이들은 자신이 범죄나 갱단과 연루돼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별도의 성명에서 '60분'이 불법 이민자에 의해 자녀가 살해된 '천사의 부모들'(Angel Parents)에 대해 더 많이 보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