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한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넘버원이었던 안드레 오나나(29, 트라브존스포르)는 이제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무대는 올드 트래포드가 아닌 튀르키예다.
글로벌 축구 전문 매체 '골닷컴'은 24일(한국시간) 안드레 오나나의 트라브존스포르 생활을 조명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과 대비되는 현재의 만족감을 전했다.
오나나는 올 시즌 초반 맨유 구상에서 빠르게 밀려났다. 알타이 바이은드르에게 자리를 내준 데 이어, 구단이 또 다른 골키퍼 영입에 나서며 사실상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다. 2023년까지만 해도 최고 골키퍼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던 오나나에게 이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행선지는 트라브존스포르였다. 2024-2025시즌 쉬페르리그 7위, 유럽대항전도 없는 팀이다. 아약스 시절과 달리 챔피언스리그 조명과는 거리가 먼 환경이지만, 시점이 결정적이었다.
주요 유럽 리그 이적시장이 이미 닫힌 상황에서 선택지는 제한적이었고, 사우디아라비아보다 튀르키예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맨유 시절 따라붙던 전 세계적 관심과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컸다. 출전·성과에 따른 보너스를 포함해 연봉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도 이적을 밀어붙인 요인으로 꼽힌다.
오나나는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 골닷컴에 따르면 구단이 공개한 영상에서 그는 "정말 행복하다.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 시기"라며 이전과는 다른 여유를 드러냈다. 길을 가다 팬들이 사진을 요청하는 일상도 소개했다. 그는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제는 이해한다. 그들은 열정적이고, 그 감정이 정말 좋다. 여기서 보낸 시간은 나에게 완벽했다"라고 말했다.
그의 존재감은 경기장 밖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트라브존스포르는 오나나 측에 임대 연장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뜻을 전했다. 짧은 기간에도 라커룸에서 목소리를 내며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맨유 시절 끊임없는 비판 속에서 흔들렸던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미래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이번 임대 계약에는 완전 이적 옵션이나 의무 조항이 없다. 시즌 종료 후 트라브존스포르가 오나나를 붙잡으려면 맨유와 새 협상이 필요하다. 문제는 시장 가치다. 트라브존스포르의 역대 최고 이적료는 700만 유로(약 119억 원)를 넘지 않는다.
오나나가 반등에 성공할수록 구단의 부담은 커진다. 반대로 폼이 꺾일 경우, 맨유 역시 만족할 만한 매각가를 받기 어려워진다.
맨유에서 '실패' 꼬리표를 달았던 오나나는 트라브존스포르에서 다시 숨을 고르고 있다. 이 완벽하다는 시간들이 임시 피난처로 끝날지, 커리어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