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황희찬(29, 울버햄튼)과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시즌이 동시에 가파른 내리막을 타고 있다. 개인의 경기력 지표는 반등 신호를 주지 못하고, 팀은 통계와 역사 모두가 등을 돌린 위치에 서 있다.
영국 '기브 미 스포츠'는 23일(한국시간)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 20명을 선정했다.
황희찬은 하위권에 포함됐다. 평가는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의 평점을 기준으로, 리그 10경기 이상 출전 선수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매체는 "시즌 중반을 향해 가는 시점에서 일부는 가치를 증명했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도 분명히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치는 냉정하다. 황희찬은 리그 12경기 586분 출전, 1골에 그쳤다. 평균 평점은 6점대 중반. 기대 득점 수치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실제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고, 찬스 메이킹·돌파·크로스 등 공격 전반의 지표도 눈에 띄지 않았다. 체감 경기력과 데이터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입지도 흔들린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간헐적 기회 속에서 흐름을 바꿀 장면을 만들지 못했고, 2023-2024시즌 두 자릿수 득점으로 평가받던 시기와는 간극이 있다.
개인의 부진은 팀 상황과 맞물린다. 울버햄튼은 17라운드까지 2무 15패, 승점 2로 최하위다. 통계 매체 옵타는 강등 확률을 99% 이상으로 내다봤고,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도 90%를 넘는 수치를 제시했다. 안전권과의 격차는 이미 크게 벌어졌다. 최근 10연패 흐름 속에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차례로 만나는 일정까지 겹쳤다.
역사도 호의적이지 않다. 'BBC'는 프리미어리그 33시즌 데이터를 근거로, 크리스마스를 최하위로 보낸 팀이 잔류에 성공한 사례는 단 4번뿐이라고 짚었다.
가장 최근 사례가 2022-2023시즌의 울버햄튼이었다. 다만 이번 시즌 조건은 더 가혹하다. BBC는 승점 2, 안전권과의 16점 격차를 두고 "크리스마스 기적이 아니라 새해·발렌타인·부활절의 기적까지 필요할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크리스마스 최하위 3팀이 모두 잔류한 적은 없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 흐름은 황희찬에게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돌아온다. 강등이 현실화될 경우, 커리어의 궤적과 대표팀 경쟁 구도에도 변수가 된다. 대표팀 내 선택지는 적지 않다. 결국 클럽에서의 반등이 입지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다.
울버햄튼과 황희찬 모두에게 남은 해법은 단순하다. 흐름을 끊는 것. 다만 시간과 지표, 역사까지 고려하면 요구되는 반전의 강도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개인의 회복과 팀의 생존이 동시에 필요한 국면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