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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은행 총재 “기준금리 추가 인상”…엔저·물가 흐름이 관건

중앙일보

2025.12.2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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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 방침을 재차 시사했다. 일본의 초저금리 기조가 본격적인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5일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이날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행사 강연에서 “경제와 물가 전망이 실현된다면 정책금리를 계속 올려 금융완화의 정도를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실질금리는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임금 상승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0.5% 정도’에서 ‘0.75% 정도’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1995년 이후 30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우에다 총재는 당시에도 “지속적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해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하겠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강연에서 “임금과 물가가 거의 움직이지 않던 ‘제로 노멀’의 세계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며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하면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장기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임금 인상과 인재 투자, 인공지능(AI)을 포함한 노동 대체형 자본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다수는 내년 상반기, 특히 6~7월을 유력 시점으로 보지만, 엔저 흐름과 물가 동향이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 금리 인상 이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금리 인상 발표 직전 달러당 155엔대 후반이던 엔화 환율은 한때 157엔대 중반까지 하락했고, 현재도 156엔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도쿄단기리서치 등에 따르면 시장이 반영하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2026년 6월까지 약 60% 수준이다.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엔저가 지속되고,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유지되거나 내년 춘계 임금협상에서 임금 인상률이 크게 나타날 경우 내년 4월 인상 가능성도 있다는 매파적 의견이 나온다.

반면 식품·에너지 가격 안정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2%를 밑돌 경우, 금리 인상이 내년 여름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일본은행 관계자는 “물가가 2%를 하회하는 국면에서의 금리 인상은 정책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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