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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 유럽에 첫 공격"…표현의 자유 둘러싼 전쟁 시작됐나

연합뉴스

2025.12.25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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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EU 전 고위인사 제재에 시선집중 "빅테크 보호 수준 초월"…온라인 활동규제 겨냥한 장기전 예상
"마가, 유럽에 첫 공격"…표현의 자유 둘러싼 전쟁 시작됐나
트럼프 행정부의 EU 전 고위인사 제재에 시선집중
"빅테크 보호 수준 초월"…온라인 활동규제 겨냥한 장기전 예상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미국이 유럽연합(EU) 전 고위직 인사 등 5명의 입국을 전격 금지한 것은 단순히 기업 이익 침해 반발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강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더 위대하게) 진영과 유럽 간 전쟁의 서막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미국 정부가 취한 EU 인사 입국 제한 조치가 "표현의 자유 전쟁에서 미국이 수행한 첫 번째 공격"이라고 명명하고 사태 장기화를 전망했다.
미국 국무부는 전날 "미국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검열하고 수익 창출을 제한하는 등 조직적 압박을 가했다"며 티에리 브르통 전 EU 내수담당 집행위원을 포함해 온라인 활동 관련 비영리단체 관계자 등 5명을 비자 발급 제한 명단에 올렸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22년 EU가 제정한 디지털서비스법(DSA)에 거센 반발을 해온 미국 정부의 입장을 되돌아볼 때 필연적이라고 가디언은 말했다. 마가가 보기에 DSA는 대서양 건너편에 만연한 표현의 자유 제한 문화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DSA를 눈엣가시로 여기며 비판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 5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 기업과 국민을 검열하는 국가의 미국 비자 발급을 제한하겠다"며 이번 사태를 예고했다.
또 국무부는 지난 7월에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유럽에서는 수천 명이 자국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고 있다"며 "검열은 자유가 아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마가의 '표현의 자유 수호' 움직임은 영국의 온라인서비스법(OSA)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2월 백악관을 방문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면전에서 "우리는 표현의 자유 침해가 영국인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 기술 기업, 더 나아가 미국 시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아울러 OSA에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짐 조던(공화·오하이오) 하원의원은 지난 7월 미국 의원 대표단을 이끌고 영국 노동당 정부와 방송규제 당국인 오프콤(OfCom)을 방문해 압박했다.
오프콤도 자신들이 미국 행정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듯하다. 오프콤은 지난 5월 루비오 장관의 발언이 나온 후 계획된 비자 제한 조치가 무엇인지 명확한 설명을 요청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미 EU가 DSA에 근거해 엑스에 1억2천만 유로(약 2천5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영국 정부도 DSA 이행 문제에 있어서 물러설 계획이 없어 보인다며 갈등이 봉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이번 비자 발급 금지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오래 지속될 싸움의 가장 최근의 공격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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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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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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