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러시아 전략 폭격기들이 노르웨이해와 바렌츠해 상공에서 비행하며 군사적 존재감을 과시했다. 중국·러시아 폭격기가 일본 도쿄 방향으로 비행한 사실도 재확인되면서 주변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5일(현지시간) Tu-95MS 전략폭격기들이 해군 소속 Su-33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노르웨이해와 바렌츠해 공해 상공에서 ‘예정된 비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비행은 약 7시간 동안 이뤄졌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외국 전투기들이 접근해 경계 비행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해당 비행이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훈련이며 국제법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확한 비행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9일에도 Tu-95MS를 포함한 군용기 9대를 동해와 남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시켜 한국 공군이 긴급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이와 맞물려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가 같은 날 일본 도쿄 방향으로 비행한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3일 일본 방위성 자료를 인용해 중·러 폭격기가 오키나와현오키나와섬과 미야코지마 사이를 통과해 시코쿠 남쪽 태평양까지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경로를 직선으로 연장하면 도쿄와 미 해군·해상자위대 기지가 있는 요코스카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요미우리는 핵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중국 H-6K 폭격기가 이 비행에 참여했다며 “도쿄를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군용기가 과거 도쿄 방향으로 비행한 사례는 있었지만, 중·러 폭격기가 함께 이 경로를 비행한 것은 처음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