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에스파(aespa)가 출연한 농심 신라면 광고가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며 공개 한 달 만에 유튜브 누적 조회수 1억3000만회를 돌파했다. 역대 신라면 광고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25일 농심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유튜브 글로벌 채널에 공개된 30초 분량의 신라면 광고 영상은 이날 기준 약 1억3900만회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국내 채널에 공개된 동일 영상도 2주 만에 1300만회 이상 재생됐다.
이번 광고는 신라면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된 에스파와 함께 제작됐다. 기존 식품 광고의 정형화된 구성을 벗어나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연출된 점이 특징이다. 배경음악으로는 1997년 발표된 영국 팝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히트곡 ‘Spice Up Your Life’를 에스파가 리메이크한 곡이 사용됐다.
영상 속에서 에스파 멤버들은 라면 봉지를 열고 물을 붓고 나무젓가락을 뜯는 일상적인 동작을 안무처럼 소화했다. 얼큰한 라면에 손부채질을 하거나 다양한 신라면 제품을 맛보는 장면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른바 ‘신라면 댄스’로 불리는 퍼포먼스는 공개 직후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졌다.
유튜브 댓글에는 “뮤직비디오인 줄 알았다” “라면 광고가 이렇게 고급스러울 수 있나” “노래와 안무가 중독적이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멤버 카리나의 의상과 장면을 세세하게 분석하는 팬 댓글까지 등장하며 참여형 반응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광고 흥행 배경에는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와 에스파의 글로벌 영향력이 결합한 점이 꼽힌다. 신라면은 1991년 국내 라면 시장 1위에 오른 이후 40년 가까이 대표 브랜드 자리를 지켜왔고, 에스파는 북미·유럽·아시아 전역에 글로벌 팬층을 보유한 K팝 대표 그룹이다. 농심이 신라면 브랜드에 글로벌 앰배서더를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캠페인은 해외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광고는 미국·중국·일본·유럽·동남아 등 주요 수출국을 중심으로 송출되고 있으며, 짧게 편집된 쇼츠 영상과 SNS 확산까지 고려하면 실제 노출 규모는 공식 집계보다 더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농심은 광고와 함께 제품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에스파 멤버들의 이미지를 담은 ‘신라면 에스파 스페셜 패키지’를 중국을 시작으로 한국과 호주 등지에 순차 출시했다. 멀티팩에는 단체 이미지가, 낱봉에는 멤버별 개인 이미지가 적용됐으며, 패키지 안에는 사진과 손글씨가 담긴 포토카드도 동봉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농심의 콘텐트 결합형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신호로 보고 있다. 농심은 앞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등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를 단순 식품이 아닌 문화 콘텐트로 확장하는 전략을 이어오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1억뷰 돌파는 신라면이 세계 시장에서 단순한 식품을 넘어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팬층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협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