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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폭탄, 떨어지다

중앙일보

2025.12.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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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강전〉 ○ 리친청 9단 ● 신진서 9단

장면④=하변에 고립된 흑 한 점이 위급하다. 탈출이 시급해 보인다. 하나 신진서 9단은 태연히 흑▲로 좌변을 둔다. 리친청 9단이 백△로 공격하자 비로소 하변을 움직인다. 일련의 수순에서 공격과 수비의 정교한 호흡, 타이밍이 느껴진다. 흑▲는 한가한 집짓기가 아니라 백의 배후를 위협하는 수비의 한 수였다. 분위기는 아직 평온하다. 하나 백6에 빠지고 흑7로 꼬부렸을 때 먹구름이 확 밀려온다. 돌연 백의 진영에 위기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려 퍼지고 있다. 갑자기 승부처가 찾아왔다. 백의 다음 한 수는 어디가 최선일까.

◆절대의 한 수=백1의 수비가 백의 안위를 지키는 절대의 한 수였다. 이 수비는 그리 어려운 수가 아니다. 프로에게 문제를 낸다면 정답률이 100%일 것이다. 하나 속기의 리친청은 이 수를 찾지 못했다. 공격자의 위치에서 갑자기 수비로 돌아서기가 심리적으로 쉽지 않았던 것일까.

◆실전 진행=리친청은 턱밑까지 다가온 위기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 듯 빠르게 백1로 한 칸 뛰었다. 흑2에도 여유 있게 3으로 지켰다. 순간 흑4라는 폭탄이 떨어졌다. 큰일이다. 넘겨줄 수는 없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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