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이 합의해 특검을 추천’하는 제3의 통일교 특검 협상안을 제안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연루된 거대 양당을 제외하고 중립적인 제3당이 추천하는 절충안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추천권 부분은 양보할 수 없다”며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전날 회동에서 통일교 특검 문제를 논의했지만 협상은 큰 진전 없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이 같은 절충안을 새로 제안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양당이 서로의 추천 기관을 믿지 못하니 특검을 제안한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에 추천을 맡기자는 의미”라고 했다.
지난 22일 민주당이 통일교 특검을 전격 수용키로 한 뒤 거대 양당은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특검법의 핵심 조항인 특검 후보자 추천권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당초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1명씩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을 검토하던 민주당은 이를 접는 대신 새로운 추천 방식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25일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게 맞다”면서도 “법조계가 추천할지,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뺀 제3의 정당이 추천하게 할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법조계에서 추천한다면 대한변호사협회보단 헌법재판소가 추천하는 게 맞다”고 했다.
반면에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합의해 만든 단일안은 ‘법원행정처가 2명을 추천하는 방식’을 택했다. 문제는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끄는 사법부를, 국민의힘은 ‘진보 우위’로 재편된 헌재를 각각 불신한다는 점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헌재와 민변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것은 민주당이 직접 추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특검을 대통령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세운다면 그런 특검은 하나 마나”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특검 후보 2명 중에서 1명을 임명하는 방식인 만큼 헌재가 추천하는 방식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 추천 방식을 두고 협상이 교착 상태에 이르자 보수 야권에선 “민주당이 합의할 생각도 없이 침대 축구를 하고 있다”(강승규 국민의힘 의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이) 통일교 특검을 하겠다고 했지만 말과 행동이 정반대”라며 “추천 주체를 흔들고 수사 대상을 빼고 본질과 무관한 조건을 덕지덕지 붙이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통일교 특검의 관철을 위해 양당 대표의 동반 단식까지 검토 중이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이번 주 안에 민주당이 중립적 기관에서 특검을 추천하는 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모든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전날 “민주당에서 특검을 안 받기 위해 몸을 뒤틀고 있다. (장 대표와) 단식을 포함해 공동 투쟁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