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연기된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가 향후 실시될 경우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큰 격차로 누를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24일(현지시간) 나왔다.
이날 공개된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론조사 기관 SOCIS가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대면 조사한 결과, 1차 투표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22%,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이 21%를 각각 얻어 결선 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맞붙는 결선 투표에서는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이 64%의 지지를 얻어 3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도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조사는 우크라이나 의회가 전시 계엄 상황에서도 대통령 선거 실시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최근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발표됐다.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약 6개월 전부터 우크라이나군을 이끌며 대러시아 항전을 지휘했다. 전쟁 초기 키이우 함락을 노린 러시아의 공세를 저지하고, 러시아가 점령했던 영토의 약 절반을 탈환하는 데 기여하며 ‘국민 영웅’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지난해 2월 해임된 뒤 영국 주재 대사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의 가장 유력한 정치적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다.
조사에서는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이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과 결선 투표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우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44%에 그치고 부다노우 총국장이 56%를 얻어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계엄령이 선포되면 대통령 선거를 포함한 모든 선거를 중단하도록 한 헌법 규정에 따라 지난해 3월 예정됐던 대선을 치르지 못했다. 이로 인해 당초 지난해 5월 임기가 만료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직무를 계속 수행 중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조속한 선거 실시를 요구하는 압박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