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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기업] “엔지니어링산업, AI·데이터 기반 지능형으로 진화”

중앙일보

2025.12.25 12:30 2025.12.25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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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경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

위험요소 사전 분석, 오류 예측 등
디지털 역량 강화해 변화 발 맞춰

적정 사업대가 지급 기반 마련 등
엔지니어의 든든한 중심축 될 것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해경 회장은 “AI시대, 엔지니어링산업의 경쟁력은 ‘데이터를 얼마나 잘 연결하고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엔지니어링’은 대한민국 산업의 근간이자, 기술 강국을 떠받쳐온 보이지 않는 힘이다. 1960년대 경제개발 초기부터 토목·건설·화학·플랜트 등 국가 핵심 인프라를 설계·구축하며 산업 발전의 기틀을 다져왔다. 경부고속도로·인천공항·KTX는 한국 기술력의 상징이자 도약의 전환점이었다.

최근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엔지니어링산업은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AI와 빅데이터가 설계·운영·유지관리 등 전 공정에 깊숙이 스며들며 지능형 엔지니어링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해경 회장은 “이제는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을 다시 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Q : AI와 데이터 기반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엔지니어링협회의 노력은.
A : “이제 엔지니어링산업의 경쟁력은 ‘데이터를 얼마나 잘 연결하고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AI 기술은 산업 전 과정을 혁신하며 프로젝트 위험요소의 사전 분석과 오류 예측, 유지관리 단계의 실시간 감지까지 업무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협회는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AX(인공지능 전환) 전담부서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예산을 활용해 기술 트렌드 분석과 표준 인증 확대 등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총괄하며, 엔지니어링산업 내 AI 활용을 이끄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와 함께 AI 전문인력 양성, 중소기업 맞춤형 솔루션 보급 등 지원 사업도 지속해서 확대해 산업 전반의 ‘AX 기반 디지털 역량 강화’ 구축에 힘쓰고자 한다.”


Q :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이다. 재임 기간 가장 중요한 성과를 꼽는다면.
A : “임기 동안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엔지니어링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회원사의 권익 신장이었다. 그동안 산업 환경은 급격히 변화해 왔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적·제도적 기반 강화가 절실했다. 특히 낮은 사업대가와 불공정한 관행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업계 핵심 과제였다. 이에 협회는 회원사와 함께 현실성 있는 제도 개선안을 지속해서 제시하며 정부 및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왔다. 그 결과, 이달 초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 개정을 통해 업계 현안인 대가 산출내역 공개 의무화, 데이터 플랫폼 구축 근거 마련 등 공공발주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성과를 냈다. 또한 지난해 4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학·경력 엔지니어의 고급·특급으로의 승급이 가능해졌으며, 발주청별 기술용역 적격통과점수 및 낙찰률 상향 조정 등 다양한 제도 개선 성과를 거두었다. 아울러 엔지니어링 사업대가 산출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엔지니어링 대가산정 서비스’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해 적정 사업대가 지급이 정착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Q : 국민에게 엔지니어링산업의 가치를 알리는 일에도 힘을 기울였다.
A : “엔지니어링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의 핵심임에도 대중적 인지도가 낮다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에게 신뢰받고, 2030세대가 선망하는 엔지니어링산업’이라는 홍보 비전을 수립하고 다양한 홍보 활동을 전개했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 엔지니어링 대상’을 신설해 우수 프로젝트와 엔지니어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장을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대국민 인지도를 높이고 엔지니어의 전문성과 노력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 자긍심을 높였다. 협회 창립 50주년을 기점으로 엔지니어링 역사관 건립, 협회 50년사 편찬, KBS 열린음악회 개최, 국제포럼 개최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하며 지난 반세기 성과를 회원사와 국민이 함께 돌아볼 기회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홍보위원회 신설을 통해 ‘SBS Biz 엔지니어링 다큐멘터리’ 제작, 회원사 홍보 방송 ‘YTN 최강기업’ 지원, 엔지니어링 소재의 웹툰 기획·스토리 공모전 등 젊은 세대와 소통을 강화하는 사업도 확대했다.”


Q : 임기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과 아쉬웠던 점은
A : “협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산업계·정부·학계가 한자리에 모여 한국 엔지니어링산업의 성과를 돌아보고 새로운 비전을 함께 선포했던 일이 가장 보람 있었다. ‘엔지니어링 50년, 내 삶을 짓다, 새 길을 잇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기념식은 엔지니어링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반면 아쉬운 점은 여전히 제도 정상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링 사업대가 현실화, 엔지니어 처우 개선, 불공정 관행 해소 등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Q : 퇴임을 앞둔 소회와 차기 협회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 “협회장을 맡았던 지난 6년간 무거운 책임감 속에서도 협회의 발전과 산업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임기 동안 많은 변화와 도전이 있었지만, 그 순간마다 회원사와 임직원의 헌신과 신뢰가 큰 힘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협회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했고, 제도 개선, 기술 혁신, 디지털 전환, 산업 홍보 등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이러한 토대를 기반으로 차기 협회장이 더 큰 비전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엔지니어링산업을 구현하고, 엔지니어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한국엔지니어링협회가 앞으로도 산업의 든든한 중심축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김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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