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진이 초전도 자기부상 시험에서 단 2초 만에 시속 700㎞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동일 유형의 시험 플랫폼 기준으로 세계 최고 속도 기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중앙TV(CCTV)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 자기부상 연구팀이 길이 400m의 시험 선로에서 1t급 시험 차량을 시속 700㎞까지 가속한 뒤 안전하게 정지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현재까지 공개된 초전도 자기부상 시험 중 가장 빠른 속도라고 밝혔다.
CCTV가 공개한 영상에는 차량이 자기부상 선로를 따라 순식간에 질주하며 희뿌연 안개 같은 흔적을 남기는 장면이 담겼다. 차량은 극도의 가속 이후 선로 종점에서 빠르게 감속해 정지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번 시험이 초고속 전자기 추진, 전기식 부상·유도, 순간 고출력 에너지 저장 변환, 고자기장 초전도 자석 등 핵심 기술 난제를 해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SCMP는 “극한의 가속 성능과 고출력 제어 능력에서 비약적인 진전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자기부상열차는 바퀴 대신 전자기력을 이용해 선로 위에 떠서 주행하는 방식으로, 마찰이 거의 없어 초고속 운행에 유리하다. 이번 실험 결과는 진공 튜브 안에서 초고속으로 이동하는 하이퍼루프(Hyperloop)와 같은 차세대 교통 시스템 개발에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SCMP는 도시 간 이동 시간을 몇 분 단위로 줄일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번 가속 기술은 교통 분야를 넘어 항공우주 분야에도 응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켓이나 항공기의 이륙 단계에서 전자기 가속을 활용할 경우 연료 사용량을 줄여 발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방과학기술대학은 약 30년 전 중국 최초의 자기부상열차 개발에 성공해 중국을 세계 세 번째 자기부상열차 기술 보유국으로 끌어올린 기관이다. 이번 초고속 가속 기술 개발에는 약 10년이 투입됐다. 연구진은 올해 1월 시험 주행에서 최고 시속 648㎞를 기록한 바 있으며, 이번 실험을 통해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CCTV와의 인터뷰에서 리제(李杰) 교수는 “초고속 초전도 자기부상 시스템의 성공적인 개발은 중국의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연구·개발 속도를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최초의 상용 중저속 자기부상 노선인 베이징 S1 지하철 노선의 최고 기술 전문가로도 활동했다.
중국은 이미 진공 파이프라인 기반 자기부상 기술 실증에도 나서고 있다. 2023년 중국항공우주과학산업공사 제3연구원은 산시성 다퉁에 저진공 환경에서 초전도 자기부상열차를 시험하는 노선을 구축했다. 시속 6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2㎞ 길이의 1단계 구간은 지난해 검사를 통과했으며, 최종 목표 설계 속도는 시속 100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