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터뷰] 영월과 동행하는 루이스 블랙 알몬티대한중석 대표 “20세기 광산을 21세기형 시설로 전면 재구성하는 작업 진행 중” “상동광산 재가동 일정, 미국의 텅스텐 수입 금지 정책과 맞물려”
알몬티대한중석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5년 상동광산을 매입했다. 또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상동광산 재가동에 엄청난 자본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1994년 폐광된 상동광산은 오래된 갱도에 먼지만 자욱했고, 텅스텐은 단지 틈새 산업용 금속으로 취급되던 시절에 루이스 블랙(Lewis Black) 대표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는 월간중앙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는 비가 내리기 전에 이미 먹구름을 보았다”고 말했다. 나아가 “지정학적 환경이 변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면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사람들은 그 영향이 다음 세대의 경영진에게나 미칠 것이라 생각하며 외면해왔다”고 언급했다.
Q : 상동광산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느낌은?
A : “2015년 상동광산의 오래된 갱도를 걸었을 때, 이곳이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잠든 거인’이라는 걸 직관적으로 느꼈다.”
Q : 직관은 어떤 각도에서 발현됐나?
A : “우선, 이 정도 규모와 품질의 광채는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했다. 또한 전략 광물을 단일 공급원인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가 가까운 미래에 심각한 리스크로 인식될 것이라는 흐름을 읽었다. 그러한 시점이 오면 상동광산은 비(非)중국권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공급원 중 하나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아무도 상동을 주목하지 않던 당시, 나는 이 광산이 재건을 기다리는 장기 전략 자산이라는 점을 직감했다. 2015년의 상동광산은 ‘진흙 속의 진주’라는 표현으로도 충분하지 않았다. 이미 ‘왕관의 보석’에 가까운 존재였다.”
Q : 국내외에서 상동광산 재가동이 지연되는 이유를 궁금해 한다.
A : “그 심정을 십분 이해한다. 상동광산 프로젝트의 본질은 ‘20세기에 건설된 광산을 21세기형 시설로 전면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이는 단순한 재가동이 아니라 ‘대규모 전환 작업’에 가깝다. 알몬티는 상징적 일정에 맞추기 위해 서두르기보다는 장기적인 안전·품질·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방식을 선택했다.”
Q : 상동광산 재가동이 영월군에는 어떤 기회를 가져다줄까?
A : “광업은 책임 있는 방식으로 국가와 지역사회에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추세다. 알몬티는 환경 및 ESG 기준에 부합하는 현대적·청정·투명한 운영 체계 구축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핵심은 지역사회에 실질적이고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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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변화와 관계없이 전략적 방향성 유지”
Q : 가시적 로드맵을 제시한다면?
A : “상동광산 프로젝트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직·간접 고용을 창출하고 있으며, 향후 텅스텐 산화물 생산 등 다운스트림 공정이 본격화되면 일자리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나아가 지역 주민이 장기적 핵심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도 강화할 계획이다.”
Q : 중국이 전 세계 텅스텐의 80%를 쥐고 있는데, 가격을 흔드는 변수로 봐야 할까?
A : “중국은 보조금, 생산량 조절, 수출 정책 등을 통해 시장 가격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현재는 환경 규제 강화, 자원 보존 필요성, 인건비와 운영비 증가 같은 압력이 겹치면서 예전처럼 왜곡된 가격 전략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1980~90년대에 보였던 덤핑 방식은 중국 내부에도 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상동광산처럼 비(非)중국 공급이 늘어나면 지배력은 점진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
Q : 미국은 2027년부터 국방 무기 체계에서 중국·러시아·북한산 텅스텐의 사용을 금지했다. 상동광산은 미국의 전략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A : “상동광산은 민주주의 진영 내에서 이러한 요구에부응하는 규모와 품위를 갖춘 몇 안 되는 프로젝트이다. 방위산업이 요구하는 생산능력, 투명성, ESG 기준을 충족하는 생산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재가동 일정 역시 미국의 2027년 정책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이러한 조건 덕분에 상동은 새롭게 형성되는 서방 동맹국 중심 텅스텐 공급망의 핵심축으로 편입되고 있다.”
Q : 알몬티는 한국 정부와 어떤 협력 채널을 갖고 있나?
A : “중앙정부와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핵심광물·공급망 전략 담당 부처와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이를 통해 상동광산은 한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협력은 구조적이고 안정적이며, 정권 변화와 관계없이 전략적 방향성은 유지되고 있다.”
Q : 모기업인 알몬티 인더스트리가 나스닥에 상장됐다. 이와 관련해 상동광산의 향후 운영 안정화 목표, 생산비용(Cash Cost) 목표 등 이정표가 필요할 것 같다.
A :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은 운영 노하우다. 우리는 136년의 가동 역사를 자랑하는 포르투갈 파나스케이라 광산을 10년 이상 운영해왔다. 이 과정에서 100년 이상 축적된 텅스텐 채굴 실전 경험과 운영 지식을 획득할 수 있었고, 이는 타사가 흉내 낼 수도, 따라올 수도 없는 경쟁력이다. 또 상동에서도 파일럿 플랜트를 수년간 가동하며 다양한 장비 설정과 공정 조건을 충분히 검증했다. 이 데이터는 상동광산이 본격 가동될 때 조기 생산 안정화와 성과 최적화에 활용될 것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Q : 독일 국영은행인 KfW IPEX-Bank에서 받은 대출은 언제, 어떤 조건으로 상환하게 되는가.
A : “KfW IPEX-Bank로부터 확보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에는 미국 담보부 익일 금리(SOFR) 대비 2.3%의 매우 낮은 위험 프리미엄이 적용된다. 예정 상환 기간은 약 6년이지만, 초과 잉여 현금 흐름의 30%가 자동 상환에 반영되기 때문에 실제 상환 기간은 더 짧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현금흐름 구조를 고려하면, 2020년 대출 약정 당시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상환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