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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다를까? 유독 없는 박싱데이, 이유는 뭘까?

OSEN

2025.12.2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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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프리미어리그(PL)의 상징, 박싱데이가 올해는 이례적으로 축소 운영된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 잉글랜드 전역을 달구던 축구 축제는 단 한 경기만 남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오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를 치른다. 이 경기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열리는 유일한 박싱데이 경기다.

박싱데이는 잉글랜드 축구의 정체성과도 같은 날이다. 1888년 잉글랜드 최상위 리그 출범 이후, 크리스마스 직후 몰아치는 연말 일정의 출발점으로 자리 잡았다.

가족과 성탄절을 보낸 팬들이 다음 날 경기장을 찾는 문화 속에서, 프리미어리그는 전통적으로 12월 26일에 경기를 집중 편성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풍경이 달라졌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유럽 클럽 대항전 확대에 따라 일정 편성에 구조적인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FA컵 일정 조정을 포함한 국내 대회 개편이 불가피했고, 그 결과 380경기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이전보다 적은 33개의 주말만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표면적인 이유는 선수 보호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유럽 축구 일정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2021-2022시즌 UEFA 컨퍼런스리그가 신설됐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FIFA 클럽 월드컵이 새롭게 출범했다.

경기 수가 폭증한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최소한의 회복 시간을 보장하겠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 설명에 고개를 갸웃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모든 경기를 26일에 배치했다면 각 팀은 30일 열리는 19라운드 전까지 최소 사흘의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며 사무국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했다.

ESPN은 다른 배경으로 ‘중계권 문제’를 지목했다. 만약 모든 경기가 26일 금요일에 열릴 경우, 주말인 27~28일에는 프리미어리그 중계가 사라진다.

이는 방송사에는 편성 공백을, 팬들에게는 불만을 안길 수 있다. 결국 리그는 18라운드를 주말로 분산시키는 대신, 전통을 중시하는 상징적 의미로 단 한 경기만 박싱데이에 남겼다는 해석이다.

다행히 이번 축소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2026년 박싱데이는 토요일에 해당해 더 많은 경기가 배정될 것”이라며 전통 복귀를 예고했다.

한 해 쉬어간 박싱데이. 과연 팬들의 기대를 다시 채울 수 있을지, 내년 일정에 시선이 쏠린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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