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나라 요시토모’(奈良美智·66)의 작품이 바다 건너 제주에 왔다. 제주도립미술관은 제주·일본 아오모리현 국제교류전 ‘바람과 숲의 대화’를 열고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 7점을 포함해 양 지역 작품 125점을 선보이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바람의 섬’으로 불리는 제주와 ‘푸른 숲’이라는 의미의 지역명을 쓰는 아오모리(青森)의 작품이 만났다는 의미다. 이달 중순 문을 연 전시는 내년 3월 15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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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아오모리현 자매결연 10주년
이번 전시는 제주도와 일본 아오모리현의 자매결연 10주년, 한국과 일본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제주도립미술관과 아오모리현립미술관이 공동 기획했다. 제주와 일본 작가 29명의 작품 125점을 소개했다. 회화·사진·영상·설치 등 5개 섹션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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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요시토모, 내년 2월 제주에서 특강
전시 기간 중 일본 작가 초청 강연 등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내년 2월 27일에는 나라 요시토모가 직접 제주를 찾아 작품 관련 특강을 할 예정이다. 나라 요시토모는 일본 아오모리현 출신의 작가다. 1980년대 팝아트의 영향을 받아 현대적 감각으로 발전시킨 예술 운동인 네오팝(Neo-Pop)계의 주요 인물이다. 주로 아이와 소녀의 형상을 통해 순수함과 분노, 고독과 저항이 공존하는 현대인의 내면을 표현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아오모리현립미술관 소장 작품인 ‘So far apart’를 비롯해 Y.N.(Self-portrait)’, ‘Night Walker’ 등 7점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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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인물화와 나란히 배치해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은 제주 출신 여성 작가 양정임(42), 안소희(38)의 인물화와 나란히 배치됐다. 세 작가는 서로 다른 국가에서 출발했지만, 인물을 통해 시대와 감정을 응시한다는 공통의 시선을 담는다. 미술관 측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형성된 감각의 접점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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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배·백광익 등 제주 출신 작가 작품도
또 오노 타다아키라(小野忠明), 무나카타 시코(棟方志功) 등 또 다른 아오모리 출신 작가와 강요배·백광익 등 제주 출신의 유명 작가의 작품을 통해 한·일 미술 교류의 흐름을 조명한다. 또 양 지역 젊은 작가들의 작업과 함께 1950~70년대 아오모리와 제주의 모습을 담은 사진 작품도 소개된다. 지역의 기억과 삶의 기록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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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관광객 모두 국경넘어 예술 소통”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세계적 작가로 인정받은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을 제주에서 관람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도민과 관광객 모두 국경을 넘어 예술로 소통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