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내겐 너무 까칠한 매니저 - 비서진’(약칭 ‘비서진’)에서 이서진이 한지민과 '이산' 촬영 당시를 회상한 가운데 故이순재를 회상했다.
26일 방송된 SBS 예능 ‘내겐 너무 까칠한 매니저 - 비서진’(약칭 ‘비서진’)에는 배우 한지민이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등장해 반가움을 안겼다. 특히 2007년 MBC 드라마 ‘이산’을 통해 인연을 맺은 이서진과의 재회에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이날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산’ 시절을 떠올렸다. 한지민은 “1년 넘게 찍었잖아요. 다시 돌아가면 못 찍을 것 같다”며 당시의 고된 촬영을 회상했고, 이서진 역시 “그만큼 정말 힘들었다”고 공감했다.
이서진은 특히 대본 이야기를 꺼내며 고(故) 이순재를 떠올렸다. 그는 “그땐 대본이 새벽에 나오고 아침에 바로 슛 들어갔다. 그 상황에서 대본을 제대로 숙지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근데 이순재 선배님은 유일하게 다 외워 오셨다”고 회상해 눈길을 끌었다. 평소에도 존경해왔던 대선배의 모습이었기에 더욱 인상 깊게 남았다고 전했다.
이에 한지민은 “근데 이서진 선배도 연습 안 해도 NG 잘 안 나잖아요. 머리가 정말 좋은 것 같다. 언제 다 외우시는지 늘 신기했다”며 놀라움을 드러냈고, 이서진은 “오랜 시간 버텨낸 지민이도 참 대견하다”며 서로를 향한 훈훈한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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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과의 유쾌한 재회 속에서 전해진 이서진의 이순재에 대한 존경의 한마디는, ‘이산’이 남긴 또 하나의 깊은 여운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서진과 고 이순재의 인연은 작품 밖에서도 이어져 왔다. 이서진은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맡으며 이순재와 드라마 ‘이산’, 예능 ‘꽃보다 할배’를 통해 오랜 시간 함께했다. 특히 ‘꽃보다 할배’에서 이순재의 짐을 챙기고 길을 이끌던 ‘짐꾼’ 이서진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서진은 과거 “다시 태어나면 선생님의 아들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할 만큼 이순재에 대한 각별한 존경심을 표현해 왔다. 그런 그가 내레이션 녹음을 진행하던 중 “선생님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운을 뗀 뒤,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끝내 목이 메어 “선생님… 이번 여행은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는 일화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그의 슬픔은 내레이션만으로도 고스란히 전해졌고, 현장 스태프들까지 울컥하게 만들었다는 전언이다.
한편 현역 최고령 배우로서 후배들과 대중에게 깊은 귀감이 됐던 원로 배우 이순재는 지난달 11월 25일 새벽, 향년 91세로 영면에 들었다. 평생 연기에 몰두하며 후배 양성에 힘썼던 고인이기에,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수많은 후배들이 빈소를 찾아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고인이 떠난 뒤에도 이서진이 전한 한마디 한마디에는 여전한 존경과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짐꾼’으로, 그리고 후배 배우로 곁을 지켰던 그의 진심은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