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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선수·팬 모두 손해인데…포항만 웃는 제2홈경기, 이제 끝낼 때가 됐다

OSEN

2025.12.26 17:45 2025.12.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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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제2홈구장 운영 방식이 다시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청주구장 사용을 중단하며 인프라 등 각종 문제의 현실을 드러낸 가운데, 포항구장을 제2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삼성 라이온즈 역시 같은 고민에 직면해 있다. 선수 보호, 팬 편의, 수익 구조 측면에서 더는 눈감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2년부터 포항구장을 제2홈구장으로 사용했지만, 상황은 여러모로 녹록지 않다. 올 시즌 중에도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했다. 경기 중 전광판 오류로 비디오 판독 리플레이가 송출되지 않았던 사례가 있었고 스피커 문제로 심판진의 안내가 제대로 들리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불규칙 바운드가 발생하는 그라운드 문제는 꾸준히 지적돼 왔고, 이에 따라 선수 부상 위험까지 거론된다. 선수단 편의 시설과 관중석 역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와는 비교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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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팀 역시 불만이 적지 않다. 좁은 라커룸, 휴식 공간 부족으로 선수단 컴플레인이 꾸준히 이어졌지만 크게 바뀐 점은 없다. 포항구장의 인프라 개선을 위한 KBO 출입 기자들의 보도가 이어졌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 취재기자에게 “기사 좀 그만 쓰라”는 압박성 발언도 나왔다는 후문이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지적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 아니냐는 날선 반응도 나온다.

무엇보다도 가장 손해를 보는 쪽은 삼성이다. 포항구장의 관중 수용 규모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결국 수익 또한 감소한다. 홈경기지만 사실상 원정 경기나 다름없는 이동으로 인해 컨디션 관리도 부담이다. 구단, 선수, 팬, 대구홈구장 입점 매장 업주 등 모두에게 득보다 실이 훨씬 더 크다.

포항구장을 유지하기 위한 명분이 약하다는 점은 더 분명해지고 있다. 팬서비스 명목의 제2홈구장 운영은 결국 팬에게도 불편으로 돌아온다. 매점 가격 논란, 주차·좌석 환경, 날씨 영향 등 ‘현장 경험’ 측면에서도 개선 여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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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최근 내년 정규 시즌 일정을 발표했지만 포항 경기 배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금이 삼성에 선택의 순간일 수 있다. 제2홈경기를 완전히 포기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운영 방식의 방향 전환을 고려할 때라는 뜻이다. 예컨대 포항 원정 경기 대신 대구 홈구장에서 ‘포항의 날’ 행사 개최를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직접 경기를 치르지 않아도 연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은 충분히 존재한다.

야구는 안전한 그라운드에서, 팬은 쾌적한 환경에서 즐겨야 한다. “포항이어서가 아니라, 안전과 효율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목소리에 설득력이 실린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삼성에 불필요한 위험 요인은 하나라도 줄여야 한다. 제2홈구장 운영을 계속할 것인지, 방식 자체를 재설계할 것인지 지금은 결정을 유보할 때가 아니라 냉정하게 판단할 순간이다. /[email protected]


손찬익([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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