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스티븐 제라드가 당분간 벤치로 돌아올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스스로 “완벽한 제안”이라 표현한 자리마저 내려놓으며, 다음 선택에 신중을 기했다.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27일(한국시간) 제라드의 최근 발언을 전하며, 그가 레인저스 복귀 논의 끝에 최종적으로 고사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제라드는 지난 10월 러셀 마틴의 후임이 정해지기 전, 구단 수뇌부와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협상이 깊어질수록 타이밍과 여건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글래스고행을 접었다.
제라드는 과거 레인저스 지휘봉을 잡아 2021년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우승을 이끌며 셀틱의 장기 독주를 끊었다. 그 성과로 ‘아이브록스의 영웅’ 반열에 올랐지만, 이후 아스톤 빌라와 사우디 프로리그 알 에티파크에서는 기대만큼의 결과를 남기지 못했다. 두 차례 도전이 모두 만족스럽지 않았던 만큼, 다음 선택은 더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제라드는 ‘더 스미스 브라더스’ 팟캐스트에 출연해 근황을 전했다. 그는 “요즘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 손주가 태어나 더 그렇다”며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중 일부 경기를 중심으로 방송 일도 병행하고 있다. 가족 사정에 맞춰 일정 선택이 가능해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해외 행사와 브랜드 관련 일정도 소화하고 있지만, 당장 현장 복귀를 서두르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어 “몇몇 구단과 통화는 있었지만, 지금 당장 맞는 자리는 없었다. 조급하지 않다”며 “최근 두 번의 경험 이후로는 ‘올바른 자리’가 아니면 가지 않겠다는 기준이 더 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그가 강조한 키워드는 ‘열정’과 ‘경쟁력’이었다. 제라드는 “열정적인 팬 문화가 있는 클럽에서 에너지를 얻는 스타일”이라며 “트로피를 놓고 다툴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레인저스를 ‘내 성향에 가장 잘 맞는 클럽’이라 표현하면서도, 시기와 조건이 어긋났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끝으로 그는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적합한 기회가 오지 않는다면, 지금 하고 있는 삶에도 만족한다”고 밝혔다. 리버풀의 전설로서 벤치 복귀를 기다리는 시선은 여전하지만, 제라드는 서두르지 않는다. 다음 선택은 ‘완벽함’이 아니라 ‘맞음’이 기준이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