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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률 19년만에 최고"… 서울시 “주거·환경 만족도 좋아졌다”

중앙일보

2025.12.27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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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볼 수 있는 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시의 전반적인 주거 여건이 나아지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평균 거주 기간이 늘고 반지하 거주자가 감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집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시민이 체감하기 어려운 통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28일 ‘2024 서울시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거실태조사 통계에서 서울시 주택 표본(7000가구)을 떼어낸 뒤, 별도로 8000가구 표본을 추가해 총 1만5000가구의 주거 요건·수요를 조사한 결과다.

서울시, 주거실태조사 결과 발표
서울시의 정주 여건 개선 관련 지표. [그래픽 서울시]
우선 평균 거주 기간이 늘었다. 2021년 6.2년이었던 서울의 평균 거주 기간은 7.3년으로 늘었다. 장기간 정착해 거주하는 가구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통계는 주거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은 6.2%에서 5.3%로, 반지하 거주 가구 비율은 4.7%에서 2.5%로 감소했다. 최저주거기준은 1인 가구의 경우 14㎡의 방 1개에 입식 부엌, 전용 수세식 화장실, 목욕시설 구비 등이다. 가구원 수에 따라 면적이나 요건이 강화된다.

거주자 생활 만족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주택 만족도(3.01점)와 주거환경 만족도(3.06점)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환경에 대해 ‘매우 불만족’부터 ‘매우 만족’까지 4점 척도로 측정한 만족도 평균 점수다.
서울시 자치구별 자가 보유율. [그래픽 서울시]
서울시 관계자는 “주거환경 만족도를 평가하는 14개 세부지표 중에서 공원·녹지 만족도의 상승 폭(3.0→3.06점)이 컸다”며 “‘정원도시 서울’ 프로젝트로 500여개 정원을 조성하고,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로 한강공원을 활성화한 효과가 나타난 결과”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서울 시민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연간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8.48%)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기록(6.58%)을 훌쩍 뛰어넘어,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종대 서울시 부동산정책개발센터장은 “주관적 요소인 주거·환경 만족도 조사에 집값 수준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강남 지역 집값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서울 전체적으로 보면 주거 만족도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자치구별 청년가구와 1인가구 분포. [그래픽 서울시]
25개 자치구별 11개 주택 지표 최초 공개
서울시 자치구별 고령가구와 신혼부부 가구 분포. [그래픽 서울시]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에서 “강남 대비 강북 지역의 주거만족도가 상대적으로 개선된 부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강북의 임차 가구의 자가 전환 비율(32.6%)이 서울 평균(31.5%)을 상회하고, 문화시설 접근성 만족도(2.84점), 공원·녹지 접근성 만족도(3.11점) 등 일부 지표에서 강북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는 게 근거다.

하지만 종로구(2.73점)·강북구(2.76점)·도봉구(2.79점) 등 주택 만족도가 가장 낮은 3개 구가 모두 강북에 몰려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거환경 만족도를 봐도 2점 이하인 7개 자치구 중 5개(종로구·강북구·도봉구·중구·동대문구)가 강북에 몰려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스1]
서울시는 이번 조사에서 최초로 자치구별 주요 주거 실태 지표도 공개했다. 자치구별 주거 실태는 평균 거주 기간, 주택·주거환경 만족도 등 자치구별 여건·특성을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11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중 평균 거주 기간이 가장 긴 자치구는 노원구(9.3년), 구로구(8.7년), 도봉구(8.3년) 순이다. 계층별 거주 분포를 보면 만 39세 이하 청년 가구는 관악구(45.2%)·광진구(33.2%)에 많이 거주했고,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는 강동구(10.6%)·성동구(9.8%)에, 만 65세 이상 고령 가구는 도봉구(33.2%)·강북구(31.6%)에 몰려 살았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최근 4년간 서울시민의 정주 여건이 지속해서 향상됐다는 점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자치구별 맞춤형 주거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희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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