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천자문〉이나 〈흔한남매〉 같은 아이들 만화는 물론이고, 〈슬램덩크〉나 〈드래곤볼〉처럼 우리 세대가 어릴 적 즐겨 봤던 만화책이 다양해요. 아이들보다 대학생부터 장년층까지 성인 방문자가 더 많아 보입니다.”
28일 부산 연제구에 있는 연제만화도서관(이하 만화도서관)에서 만난 이모(51)씨는 “만화를 그리는 태블릿을 빌려 도서관 안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작가ㆍ지망생 등이 대형 스크린에서 실시간으로 드로잉쇼를 보여주는 점 등이 일반 도서관과 차별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들(7)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한 달에 2, 3번씩 만화도서관을 찾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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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1호 만화 도서관, 반년 새 12만명 찾아
연제구에 따르면 만화도서관은 지난 6월 20일 정식 개관했다. 2021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생활형 SOC(사회간접자본) 공모 선정에 따라 지원된 국ㆍ시비 46억8500만원 등 모두 99억1000만원을 들여 조성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지하 2층ㆍ지상 4층(연면적 2067㎡) 규모의 이 건물 3층엔 연산3동 행정복지센터도 입주해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전국 1호 만화 전용 도서관’인 만화도서관 장서 약 3만권은 학습ㆍ일반만화와 만화 관련 이론ㆍ작법 관련 서적이다. 연제구 집계를 보면 지난 6개월간 12만1944명이 만화도서관에 방문해 39만9536권을 대출했다. 대출 실적 기준으로 보면 부산 공공도서관 53곳의 1년 전체 대출 권수(826만2175권)의 4.8%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체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만화 장서를 보유한 것은 물론 ▶유명 웹툰 작가 초청 강연을 비롯해 ▶여름ㆍ겨울방학 기간 초ㆍ중ㆍ고생을 위한 만화 관련 제작 체험 교실을 운영하고 ▶만화 페스티벌 등 방문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자체 콘텐트를 기획한 게 유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온라인에선 “아이 데려갔다가 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만화책에 푹 빠졌다”는 부모 반응을 포함해 “웹툰(만화) 작가 지망생인데, 만화 도서관의 라이브 드로잉쇼와 강연 등 프로그램 내용이 충실해 도움이 된다”는 등 후기를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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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턴 연장 운영, 학습관 기능 추가
연제구는 기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였던 만화도서관 평일(화~금) 운영 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2시간 늘린다. 이용객 요청에 따른 것으로, 다음 달 2일부터 적용된다.
만화도서관을 평생학습관으로 지정해 운영하는 것도 내년부터 달라지는 점이다. 만화도서관 관계자는 “웹툰창작실과 프로그램실 등엔 133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들 공간에서 자체 강좌는 물론 기존 평생학습관과 연계해 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