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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패한 '피스메이커' 노린다…中왕이, 태국·캄보디아와 회담

중앙일보

2025.12.27 22:46 2025.12.2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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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검문소에서 티 세이하(왼쪽) 캄보디아 국방장관이 나타폰 나크파닛(오른쪽) 태국 국방부 장관과 휴전협정을 체결했다. EPA
미국이 실패했던 태국과 캄보디아의 휴전을 정착시킬 ‘피스 메이커’ 역할을 중국이 추진하고 있다. 왕이(王毅) 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은 28일부터 29일까지 윈난성에서 프락 소콘 캄보디아 부총리 겸 외교장관, 시하삭 푸랑깻깨우 태국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27일 정오(현지시간) 발효된 휴전 성명의 후속 조치를 논의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3국 외교장관회담 소식을 전하며 “중국은 캄보디아와 태국이 보다 전면적이고 구체적인 소통을 위한 플랫폼을 계속 제공하고 여건을 조성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담에는 “3국 군 대표단도 참석한다”며 “중국은 자신의 방식으로 휴전 국면을 공고히 하고, 상호 교류를 회복하며, 정치적 상호신뢰를 재건하고, 관계의 전환을 실현하며, 지역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인민일보가 28일 보도했다.

이번 윈난에서 열리는 중·태·캄 3국 외교장관 회담은 무력 충돌의 원인인 국경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800㎞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식민지 시대에 획정한 영토 분할은 오랜 분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특히 국경 지역에 위치한 고대 사찰을 놓고 서로 주권을 주장하던 가운데 지난 7월 군사 충돌이 발생해 5일간의 전투로 48명이 숨지고 30여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해 10월 말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정전 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중재는 두 달도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 7일 국경 지역을 순찰하던 태국 사병이 지뢰 폭발로 다치자 태국은 휴전을 파기하고 전투기를 동원해 공습을 감행했고, 캄보디아는 로켓포로 반격했다. 12월 충돌로 지금까지 최소 101명이 숨지고 50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중국은 12월 2차 충돌 직후 캄보디아군 진지에서 중국산 대전차 미사일 등 장비를 노획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막후 개입설을 부인했다. 지난 17일 궈자쿤 대변인은 “중국과 태국, 캄보디아는 정상적인 국방 협력을 전개했다”며 “이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으며, 특히 캄보디아·태국 국경 충돌과 무관하다”며 부인했다.

왕 부장은 18일 프락 캄보디아 외교장관, 시하삭 태국 외교장관과 각각 전화 통화를 갖고 조속한 휴전을 촉구하면서 “중국과 두 나라의 우호 관계에 먹칠하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자들을 경계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사를 파견해 중재외교도 펼쳤다. 덩시쥔(鄧錫軍) 중국 외교부 아시아 사무특사가 18일부터 23일까지 캄보디아와 태국을 각각 방문해 총리와 외교장관, 국방장관, 군사령관을 만났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캄보디아와 태국 양국은 중국이 각국이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평화회담을 촉진한 것에 감사를 표했다”며 “중국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사태를 완화하고 조속히 캄보디아·태국 국경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신경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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