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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통일교 특검법 처리" "신년에 2차 특검"... 연말 與野 특검법 대충돌

중앙일보

2025.12.2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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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월 20일 서울 여의도 FKI플라자 그랜드볼룸에서 '격랑의 세계, 한국의 선택'을 주제로 열린 '2025 코라시아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통일교 특검’을 오는 30일에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2차 종합 특검’을 내주 처리하겠다고 공언헌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과 개혁신당이 공동 발의한 통일교 특검법을 30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 23일 통일교 특검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수사 대상을 여야를 막론한 통일교의 금품 로비 의혹으로 하고, 특검 추천 주체는 법원행정처로 한다는 내용의 법안이다. 다수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해 지난 24일에는 특검 추천 주체를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의 합의로 바꾸는 수정안도 제시했다. 장 대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정치적 중립성이 담보되는 기관으로부터 특검을 추천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뜻을 같이 하는 듯 했던 여야의 특검법안 협상은 민주당이 지난 26일 특검 수사대상에 통일교뿐만 아니라 신천지의 금품 로비 의혹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민주당은 통일교의 공적개발원조, 한·일 해저터널 사업, 시설 인허가 과정 등도 수사 대상으로 포함했다. 반면 야당이 고집하는 민중기 특검의 여당 정치인 수사 은폐 의혹은 제외했다. 특검 추천 주체로 대한변호사협회, 한국법학교수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를 포함시켰다.

이를 두고 장 대표는 “(신천지를) 갖다 붙인 건 누가봐도 통일교 특검 저지를 위한 물타기”라며 “(한국법학교수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공신력 있는 단체인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일교) 시설 인·허가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넣은 것도 금품 로비에만 집중을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작 물을 타는 것은 국민의힘”(박수현 수석대변인)이라며 역공에 나섰다. 박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번 기회에 정교유착 문제를 뿌리 뽑아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이를 물타기라 매도하는 것 자체가 특검에 진정성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취재진을 만나 “왜 더 넓은 범위를 수사하고 더 공평한 방식으로 특검을 임명하자는데 반대하냐”라며 “특검에서 통일교·신천지와의 연결고리가 드러날까 두려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금품을 전달하고 이권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9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2차 종합 특검’을 두고도 여야는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중이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26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새해 1호 법안은 2차 종합 추가 특검이 돼야 한다”며 “내년 새해 벽두에 특검법을 통과시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본회의는 1월 8일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장 대표는 ‘2차 종합 특검’에 “내년 (6·3) 지방선거까지 내란 몰이를 계속하려는 치졸한 선거전략”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장 대표는 “소위 ‘3대 특검’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수사 결과를 낸 곳이 있느냐”라며 “종합특검까지 통과시키는 순간 지방선거까지 갈 것도 없이 엄청난 국민적 분노에 부딪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2차 특검이 출범해도 우리 당을 공격할 무언가가 새롭게 드러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2차 특검을 출범하는 자체로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다.

반면 박수현 대변인은 “증거 없는 내란몰이라고 선동하기 전에 계엄 쿠데타로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데 대해 먼저 사죄하는 게 순서”라며 “진상규명을 방해하며 책임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은 뻔뻔함 그 자체”라고 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28일 통일교 특검의 수사 대상과 특검 추천 주체를 두고 1시간 넘게 회동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견이 크다, 대화를 더 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박준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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