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이정 기자] 할리우드 배우 브루스 윌리스의 아내 엠마 헤밍이 남편의 치매 투병 속에서 달라진 연말의 의미를 담담하게 전했다. 읽는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진솔한 고백이다.
에마 헤밍은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에 ‘The Holidays Look Different Now’(이제는 달라진 연말)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공개하며, 전측두엽 치매(FTD)와 실어증을 앓고 있는 남편을 돌보는 보호자로서의 현실을 털어놨다. 그는 “연말은 우리가 누구였고, 지금 누구이며, 어떤 시간을 상상해왔는지를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라며 “치매를 앓는 가족을 돌보는 이들에게 그 반사는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고 적었다.
에마 헤밍은 “예전엔 자연스러웠던 전통들이 이제는 많은 계획을 필요로 하고, 단순한 기쁨이 슬픔과 상실감이 얽힌 감정으로 다가온다”며 “하지만 치매가 삶에 들어온다고 해서 연말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저 형태가 바뀔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따뜻함은 존재하고, 기쁨도 존재한다. 다만 그 모습이 달라졌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살아 있는 상실(ambiguous loss)’이라는 개념을 언급하며 “슬픔은 죽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변화에도, 그리고 더 이상 예전처럼 흘러가지 않는 삶의 방식에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장식을 꺼내는 순간, 익숙한 노래를 들을 때, 혹은 사람들이 모두 잠든 고요한 밤에도 불쑥 찾아오는 감정이 바로 그것이라는 고백이다.
에마 헤밍은 과거 연말을 회상하며 “브루스는 언제나 연말의 중심에 있던 사람이었다. 팬케이크를 굽고, 아이들과 눈밭을 뛰어다니며, 집안을 든든하게 채우던 존재였다”고 그리워했다. 그러나 “치매는 그 기억을 지우진 않지만, 과거와 현재 사이에 아픈 거리를 만든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또 그는 보호자로서 느끼는 압박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연말을 ‘정상적으로’ 보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압력은 보호자들을 더 지치게 한다”며 “완벽한 장식, 웃는 얼굴, 행복한 가족이라는 이미지와 현실의 괴리는 또 다른 상실감을 안긴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르게 보내는 건 실패가 아니라 적응”이라고 강조했다.
[사진]OSEN DB.
끝으로 에마 헤밍은 같은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설명을 하지 않아도 괜찮고, 단순해져도 괜찮다. 슬픔은 감사하지 못함이 아니라 사랑의 증거”라며 “기쁨은 반드시 크고 요란할 필요는 없다”고 위로했다.
한편 브루스 윌리스는 2022년 실어증 진단을 받고 연기 활동을 중단했으며, 이후 전측두엽 치매 진단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에마 헤밍은 전처인 배우 데미 무어와 자녀들과 함께 공동 성명을 통해 “가족으로서 이 시간을 함께 견뎌가고 있다”며 지지와 응원에 감사를 전한 바 있다.
그런가하면 블루스 윌리스가 뇌를 기증한다. 최근 여러 매체들은 “브루스 윌리스의 가족은 배우가 사망한 뒤 그의 뇌를 과학자들에게 기증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루스 윌리스의 가족들은 사후 그의 뇌를 과학자들에게 기증해 전두측두엽 치매라는 희귀 빌환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는 엠마 헤밍이 새 책을 통해 밝힌 바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