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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5년…‘스키 여왕’ 올림픽에 강림

중앙일보

2025.12.28 07:01 2025.12.2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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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스키 여제’ 린지 본(41·미국·사진)이 생애 세 번째로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지난 2019년 슬로프를 떠났다가 지난해 12월 슬로프에 복귀한 본은 미국 알파인스키대표팀 일원으로 내년 2월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한다. 5년의 공백기가 있었지만, 본의 경쟁력은 여전하다. 올 시즌 5차례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에서 활강과 수퍼대회전을 묶어 네 번이나 포디움(3위 이내 입상)에 올랐다. 우승과 준우승 각각 한 차례씩, 그리고 3위를 2차례 기록했다. 활강 부문은 종합 순위 선두다. 1984년 10월생인 본은 월드컵 메달을 획득할 때마다 여자 최고령 메달 기록을 새로 쓴다.

미국스키·스노보드협회(USSS)는 지난 23일 “본이 동계올림픽 활강 종목에 출전할 미국 알파인스키대표팀 4인에 이름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본은 “이 자리는 과거 업적이 아니라 오직 실력으로 따내야만 한다. 그 어려운 걸 해내 자랑스럽다”며 기뻐했다.

본은 전성기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여자 알파인 스키 1인자였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활강 금메달, 수퍼대회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소치 대회를 부상으로 건너뛴 뒤 2018년 평창 대회에선 활강 동메달을 추가했다. 평창에서 레이스를 마친 직후 한국전쟁 참전용사 할아버지를 추모하며 눈물을 흘려 주목 받기도 했다.

월드컵 무대에선 복귀 후 추가한 1승을 합쳐 83승을 거뒀다. 회전과 대회전을 주 종목으로 하는 미국대표팀 동료 미케일라 시프린의 105승, 스웨덴의 전설 잉에마르 스텐마르크(86승)에 이어 최다승 3위에 해당한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지난 2019년 은퇴한 그가 다시 설원을 누비는 건 지난해 초 받은 무릎 인공관절 수술 덕분이다. 통증이 줄면서 현역 컴백의 꿈을 품었고, 지난해 12월 월드컵 활강 종목에서 14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3월 월드컵 파이널 수퍼대회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그는 이후 남미로 건너가 훈련을 이어갔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등이 켜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본은 내년 초 동계올림픽 개막에 앞서 열리는 3차례의 월드컵에 모두 출전할 예정이다. 대회 직전엔 스위스에 캠프를 차리고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다. 그는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잘 안다. 올림픽 땐 완벽하게 엔진을 돌리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린지 본을 제치고 미국대표팀에 승선한 로렌 마쿠가는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경쟁자 라라 구트베라미(스위스)와 지난 시즌 월드컵 챔피언 페데리카 브리뇨네(이탈리아)도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본은 당초 올림픽 참가 직후 곧장 은퇴할 예정이었지만, 마음을 바꿔 3월까지 이어지는 월드컵 잔여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로 했다. 그는 “41세에 이런 도전을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충분히 큰 도박”이라면서 “이번 시즌이 진짜 마지막”이라 강조했다.





이해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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