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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겪고도 정비사 오히려 줄였다

중앙일보

2025.12.28 07:28 2025.12.2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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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제주항공 참사 이후 항공업계의 안전 투자가 약속과 달리 실제론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중앙일보가 국내 항공사의 안전 분야 투자와 채용 현황을 전수조사했더니 승객 및 승무원 안전과 직결되는 항공기 정비나 교체 분야 인력 투자는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에어로케이가 지난해 말 항공기 1대당 18.2명이던 항공정비사가 이달 13.8명으로 5명 가까이 줄었다. ▶에어프레미아 16.7→14명 ▶이스타항공 13.9→12.5명 ▶티웨이항공 12.9→11.5명 등 주요 저비용항공사(LCC)에서 대당 정비사 인력이 일제히 감소했다. 제주항공조차 12.5명에서 11.9명으로 줄었다. 김연명 한서대 항공산업공학과 교수는 “정비 인력과 기체 투자는 비용 부담이 크고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 일부 LCC는 정비고조차 없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대형사인 대한항공의 항공기 1대당 정비사는 같은 기간 17.4→19.1명으로 개선됐다. 아시아나도 16→18명으로 증가했다.

차준홍 기자
항공사들의 안전관리 역량 우려도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비행 전후 점검(PR/PO)’을 48시간 이내에 수행하지 않았고, 엔진 결함 발생 시 고장 탐구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아 같은 결함이 반복된 것으로 드러났다. 티웨이항공은 엔진 점검 주기를 임의로 설정하고, 정비 기록을 삭제·수정한 사실이 적발돼 과징금 26억500만원과 정비사 3명 자격정지를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제주항공에 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비사 3명의 자격을 정지시켰다.

여기에 전국 14개 공항의 운영과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한국공항공사 사장도 1년 넘게 공석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국내 항공산업에 사모펀드 등 신규 자본이 유입되면서 안전을 비용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항공사들도 법적 기준을 넘어 충분한 수준으로 안전에 투자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우.이우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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