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 선수의 이름이 사라질 가능성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추락은 한 팀의 부진을 넘어, 한국 축구에도 직접적인 경고음이 되고 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2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리버풀에 1-2로 패했다. 전반 막판 연속 실점으로 균형이 무너졌고, 이후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경기는 짧은 시간에 갈렸다. 리버풀은 전반 종료 직전 라이언 흐라벤베르흐와 플로리안 비르츠의 연속 득점으로 승기를 굳혔다. 울버햄튼은 후반 초반 산티아고 부에노의 만회골로 추격했지만,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리버풀은 이 승리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문제는 결과 이상의 현실이다. 울버햄튼은 리그 17경기 기준 2무 15패. 아직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19위와의 격차 역시 쉽게 좁혀질 수준이 아니다. 시즌 반환점을 향하는 시점에서 이미 '강등 유력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 흐름은 자연스럽게 한국 선수의 입지로 이어진다. 울버햄튼 소속 황희찬의 미래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1월 이적시장을 앞두고 울버햄튼이 선수단 정리에 나설 가능성을 연이어 언급하고 있다. 고액 연봉과 기대 이하의 성과가 겹친 황희찬 역시 정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설령 1월에 팀을 떠나지 않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울버햄튼이 챔피언십으로 강등될 경우, 황희찬은 자동으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벗어나게 된다. 이미 손흥민이 미국 무대로 향한 상황에서, 황희찬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남아 있던 유일한 한국 선수다. 그의 이탈은 곧 'PL 한국인 선수 전멸'을 의미한다.
다른 선택지는 많지 않다. 현재 잉글랜드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챔피언십 이하 리그에 속해 있다. 엄지성(스완지 시티), 배준호(스토크 시티), 양민혁(포츠머스)이 챔피언십에서 경험을 쌓고 있고, 뉴캐슬 유나이티드 소속 박승수는 아직 1군 데뷔를 이루지 못했다.
황희찬의 개인 성적 역시 반등의 근거로 삼기엔 부족하다. 리그 12경기 선발 출전에서 기록한 득점은 1골. 최근 경기에서도 결정력에서 아쉬움이 반복됐다. 팀 성적과 개인 퍼포먼스가 동시에 하락 곡선을 그리면서, 선택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울버햄튼의 패배는 단순한 1패가 아니다. 강등 가능성과 함께,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 선수의 이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구체화시키고 있다. 1월 이적시장은 이제 울버햄튼만의 문제가 아니다. 황희찬의 선택, 그리고 한국 축구의 프리미어리그 생존 여부를 가를 중대한 분기점이 되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