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감독 약력
1977년 9월 28일 출생
1996년 프로 데뷔
1998년 미국 LPGA 투어 데뷔
1998년 US 여자오픈 우승
1998년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 우승
LPGA 통산 우승 25승
메이저 대회 우승 7승
2007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입성(아시아 여성 선수 최초)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
Q : 진하 언제 골프를 시작하셨나요. 원래 장래희망이 프로 골퍼였나요.
저는 어렸을 때 육상을 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부모님을 따라 골프연습장을 방문했는데, 한두 번 가다 보니 골프라는 스포츠에 끌리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골프채도 만져보고 연습을 하게 되면서 대회에도 출전하게 됐죠. 저는 어릴 때부터 “꼭 성공해서 가족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굉장히 강했어요. 그래서 프로가 되겠다는 목표도 자연스럽게 생겼고, 그 마음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Q : 보경 프로 골퍼의 일과가 궁금해요.
골프는 연습과 경기 그리고 자신만의 준비가 매일 반복되는 스포츠로 루틴이 정말 중요해요. 그렇다고 일과가 엄격하게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요. 보통은 아침 일찍 스트레칭과 체력훈련을 하고, 스윙 연습, 퍼팅, 어프로치 연습까지 세세하게 점검하죠. 상황에 따라 연습량이나 목표가 달라지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루틴을 바꾸기도 해요. 스코어를 내는 라운드 연습도 굉장히 중요하죠. 단순히 치는 게 아니라 ‘코스에서 어떤 공략을 할 것인지’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계속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요. 실제 라운딩을 통해 상황 대처 능력을 다듬는 것은 연습장과는 또 다릅니다. 매일 연습만 하는 건 아니에요. 회복과 휴식도 매우 중요해요. 실제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는 게 오히려 경기력 유지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가장 중요한 건 매일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자기 스타일대로 루틴을 만드는 것이죠. 골프는 반복이 중요한 운동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떤 생각과 태도로 연습하느냐’가 더 중요해요. 그래서 저는 매일 똑같은 루틴 속에서도 자신감을 점검하고, 마음을 정돈하는 시간을 꼭 가졌어요.
Q : 시온 프로 골퍼로 활동하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으셨나요.
물론 힘든 순간도 있었고 그만둬야 하나 싶을 때도 있었죠. 특히 슬럼프가 길어질 때, 자기 자신에게 채찍질만 하다가 더 지치기도 했고요. 그럴 때는 주변의 조언과 자신의 작은 목표 설정으로 조금씩 극복하려고 했어요. 힘든 게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것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이러한 슬럼프를 ‘두 번째 기회’라고 생각해요. 잠시 멈춰서 나를 돌아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만들 수 있거든요. 그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고 생각합니다.
Q : 진하 가장 힘들었던 경기와 뿌듯했던 경기를 각각 뽑아주신다면요.
가장 힘들었던 경기가 따로 있진 않고, 성적이 계속 안 좋고 저 자신을 믿기 어려웠던 시기들이 기억나요. 그때는 경기보다 제 마음과 싸우는 게 더 힘들었었죠. 그런 시기들을 극복하고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가 가장 뿌듯했어요. 힘든 시기를 보내며 제가 원래 하던 플레이가 안 나올 때 ‘내가 골프를 잊어버렸나’ 싶을 정도로 자신감을 잃었던 순간도 많았죠. 그런데 2006년 메이저대회인 맥도날드 챔피언십에서 연장 플레이오프 가서 우승하면서 다시 경기력을 되찾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 순간 단지 우승의 기쁨을 넘어 ‘나는 다시 할 수 있다’는 확신을 되찾았기 때문에 특히 기억에 남고, 가장 뿌듯했던 경기예요.
Q : 보경 우리나라 여자 골프가 강한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한국 선수들이 재능이나 감각이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많은 연습량과 강한 정신력, 그리고 목표를 향한 집념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봐요. 한국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코치와 가족의 지원 체계가 잘 갖춰져 있죠. 또 경쟁이 치열해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는 문화도 한몫한다고 생각해요.
Q : 시온 골프를 배우는 청소년들이 늘었는데, 골프는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나요.
골프는 인내심과 규율, 자기관리 능력을 길러줘요. 한 번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꾸준히 노력하는 법을 배우고, 코스 매너와 존중 같은 사회적 규범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죠. 무엇보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경험은 골프뿐 아니라 청소년들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자산이 될 수 있어요.
Q : 진하 청소년이 골프를 배울 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골프를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 기술보다 먼저 이야기하는 건 스포츠맨십이에요. 골프는 정직하고 예의가 중요한 운동이라 기본적인 태도와 마음가짐이 잡혀 있어야 실력도 제대로 쌓이거든요. 제가 선수 시절부터 줄곧 말해온 게 성공은 절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도 부모님과 스태프, 코치,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골프는 개인종목이지만 절대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에요. 주변의 도움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실력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질 수 있지만, 스포츠맨십과 겸손함은 처음부터 길러야 하는 기본이거든요.
Q : 보경 마지막으로 프로 골퍼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골프는 긴 여정이에요.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날이 많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기본을 지키고, 나에게 솔직하고, 흔들릴 때마다 다시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골프를 좋아하는 마음, 즐기는 마음을 절대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좋아서 시작한 운동이어야 오래갈 수 있고, 힘든 시간도 버틸 수 있어요. 즐기는 마음이 있어야 기쁨도, 배움도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 마음만 잃지 않는다면 분명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