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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서훈·박지원 고발 전면 취하…“당사자와 국민께 사과”

중앙일보

2025.12.2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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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국가정보원에서 복원한 청사 앞 '정보는 국력이다' 원훈석.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동해 북한어민 북송 사건과 관련해 무죄 판결을 받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기로 했다.

국정원은 29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실시한 특별감사와 감찰 결과, 기존 고발 내용이 사실관계와 법리 양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진행된 감찰조사가 특정인을 형사 고발할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등 감찰권 남용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며 “범죄 혐의를 도출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고발을 구성하거나 법리를 무리하게 적용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정원은 2022년 6월 감찰심의관 주도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동해 북한어민 북송 사건에 대한 감찰조사를 실시했고, 같은 달 말 수사 의뢰를 결정했다. 이후 ‘국정원이 직접 고발하라’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그해 7월 검찰에 사건 관계자들을 고발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6일 서 전 실장과 박 전 원장에게 적용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동해 북한어민 북송 사건과 관련한 허위공문서 작성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국정원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국가기관으로서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고발부터 1심 판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반윤리적 고발을 취하하기로 했다”며 “피고발인들의 신속한 권리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당한 고발로 고초를 겪은 서훈 전 실장과 박지원 의원 등 사건 관계자들, 그리고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분단 상황에서 발생한 비극으로 목숨을 잃은 고 이대준 씨와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다. 동해 북한어민 북송 사건은 2019년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탈북 어민 2명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북한으로 송환된 사안이다.

국정원은 “앞으로 감찰과 고발권 등 공적 권한 행사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오·남용한 과오를 철저히 반성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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