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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길 보냈다" 햄스터 학대 생중계…도넘은 악행에 '경악'

중앙일보

2025.12.28 18:17 2025.12.2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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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합사로 상처 입은 소동물들. 네이버 카페 캡처
햄스터 등 소형 동물을 비좁은 우리에 강제로 합사시키고 학대하는 과정을 온라인에 게시하고 생중계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9일 동물자유연대로부터 게시글 작성자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했다. 경찰은 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 조만간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햄스터를 비롯해 기니피그, 피그미다람쥐, 몽골리안 저빌 등 여러 종의 소형 동물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햄스터가 동족을 공격하거나 잡아먹을 수 있는 습성이 있어 합사 시 부상이나 폐사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도, 수개월간 다수의 개체를 좁은 우리에 함께 넣어 사육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네이버 카페에 작성한 글. 네이버 카페 캡처

합사 과정에서 동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이상 행동을 보이자 ‘개조한다’며 딱밤을 때려 기절시키거나, 물이 닿아서는 안 되는 동물을 강제로 목욕시키는 등 직접적인 학대 행위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행위는 A씨가 피를 흘리거나 쓰러진 동물들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해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 방송을 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A씨는 누리꾼들이 “무분별한 합사는 위험하다”고 지적하자 “이미 사슴햄스터 저승길 보냈어요”라는 댓글을 남겼고,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진을 ‘무덤’이라며 올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네이버 카페에 작성한 글에 달린 댓글. 네이버 카페 캡처
사건이 알려지자 지난 24일까지 2000여명이 경찰에 동물 학대를 엄중히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을 동물자유연대에 제보한 B씨는 “3월 이후 동물 네 마리가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도 사슴햄스터 한 마리가 머리가 뜯긴 채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라며 “이는 고의적이고 의도적으로 생명을 경시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A씨가 ‘기니피그를 죽여 반찬으로 해 먹겠다’는 등 폭력적인 발언과 욕설을 반복해 사태를 알리게 됐다”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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