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사망자 10명 중 8명 가까이가 암(악성신생물), 심장질환, 당뇨병과 같은 비감염성 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5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2024년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8만2716명으로 전체 사망의 78.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보다 0.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고혈압성 질환 등이 주요 사망원인으로, 상위 10대 사망원인 중 다수를 차지했다.
만성질환으로 인한 진료비는 지난해 기준 90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진료비의 80.3%에 해당한다. 질환별로 보면 순환계통 질환 진료비가 14조원으로 가장 많았다. 암 진료비(10조7000억원)를 웃돌았다. 단일 질환 기준으로는 본태성 고혈압(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고혈압)이 4조5000억원, 2형 당뇨병이 3조2000억원 순이었다.
고령 인구의 증가도 만성질환 진료비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3%로,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 기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기준 고령자의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551만원으로, 전체 인구 평균인 226만원의 2.4배에 달했다.
주요 만성질환의 관리 수준을 보면, 19세 이상 고혈압 유병률은 2023년 20.0%로 나타났다. 고혈압 유병자 가운데 71.2%는 질환을 인지하고 있었고, 치료율은 66.9%였다. 다만 목표 혈압에 도달한 비율은 50.4%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당뇨병 유병률은 2023년 9.4%로 전년(9.1%)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당뇨병 유병자의 인지율은 66.6%, 치료율은 62.4%였으며, 혈당 조절에 성공한 비율(조절률)은 24.2%로 나타났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14년 11.6%에서 매년 늘어 2022년 22.0%까지 올랐다가 2023년 20.9%로 소폭 감소했다. 비만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증가한 19세 이상 성인 비만 유병률이 2023년 37.2%로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7세로 2000년 이후 약 7.7세 증가했다. 남성 기대수명은 80.8세, 여성은 86.6세로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돌았다.
19세 이상 성인의 담배제품 현재사용률은 2023년 23.9%로 전년보다 1.8%포인트 증가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52.5%로, 성인 2명 중 1명 수준이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지역 맞춤형 보건정책의 기반을 강화하고 만성질환으로 인한 지역간 격차를 완화해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 속에서도 국민 모두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